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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가을과 딱 어울리는 드라마가 나타났다.
효은을 보내고 나서도 최수아는 계속 불안함을 느꼈다. 그때 최수아의 불안함을 유일하게 알아주고 위로해준 사람은 효은의 룸메이트 애니(박서연)의 아빠 서도우(이상윤)이었다. 서도우는 전화 통화로 "아이와 떨어져있는데 당연히 힘들죠. 아이가 아플 때는 내가 건강한 것도 미안하잖아요"라며 최수아를 이해했고, 따뜻한 서도우의 말로 통해 위로를 받았다.
하지만 최수아에게 위로가 되준 서도우에게는 끔찍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엄마 김혜원(장희진)의 말을 거스르고 한국에 가려고 했던 애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최수아는 서도우의 말을 떠올리며 딸을 다시 한국으로 데려왔고, 이후 최수아는 비행기 안에서 전화 통화만 나누던 서도우를 만나게 됐다.
배우들의 연기 뿐만 아니라 연출도 빛났다. 드라마 전체를 감싸는 물이 빠진 듯한 낙엽같은 색감은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느낌을 줬다. 또한 가을을 느낌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색채, 감각적인 구도와 공간 활용도 단연 눈에 띄었다. 특히 끔찍하고 자극적으로 연출될 수 있는 애니의 차 사고신에서는 사고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드라마의 핵심이 되는 공간이자 애니가 가족을 만나러 가기위해 만드시 통과해야 됐던 '공항'의 유리벽에 사고 장면을 보여주며 슬픔을 극대화 했다. 완벽한 색감과 구도 등으로 아직도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면 연출 드라마라고 평가받는 '황진이'를 연출한 김철규 PD의 능력이 다시 한번 빛났다.
앞서 '공항 가는 길'은 기혼자들의 만남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불륜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기도 했다. 이에 김철규 PD는 "불륜이 아닌 서로를 위로하는 남녀 간의 애매모호한 관계를 그리고자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PD의 말처럼 첫날 그려진 두 남녀 주인공은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는 따뜻한 대사와 드라마 전체에 스며든 따뜻한 느낌으로 그런 우려를 제대로 씻었다.
배우, 연출, 감성, 대사까지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는 따뜻한 감성 멜로 '공항 가는 길', 올 가을은 바로 이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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