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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7년째 '아육대', 논란 속 재미·감동 잡은 '명절 강자'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6-09-16 12:28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올 추석에도 아이돌 스타들이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바쁜 스케줄에 쫓기는 아이돌 가수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명절 프로그램에 상당수 동원됐다. 일부 파일럿 프로그램이 신선한 기획으로 인정받은 반면, 동일한 포맷의 반복과 아이돌의 대거 출연으로 인해 피로감 또한 상당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중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BC 간판 명절 예능 '2016 아이돌스타 육상 리듬체조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는 매년 논란이 불거짐에도 불구, 올해는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는 평이다. 그간 육상과 풋살, 양궁을 주종목으로 삼았던 '아육대'는 올해 리듬체조 종목을 새롭게 도입하는 '신의 한수'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아육대'는 여러 아이돌 스타들이 한데 모인다는 점, 서로 운동 실력을 뽐내거나 각 팬덤의 자존심 대결 등으로 늘 화제가 되기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포맷이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매년 잡음이 생겨온 것도 사실. 컴백을 앞둔 아이돌의 경우, 부상을 당할까 노심초사였다. 또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도 불참하게 될 시 방송사의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문제의 명절 프로그램이었다.

올해 '아육대'는 회심의 카드로 '아이돌계 손연재' 찾기에 나섰다. 약식 룰을 적용해 선수들보다 완화된 규정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당초 다른 종목에 비해 연습 시간, 고난도 동작 등이 필수였던 종목이었던 만큼 걸그룹 멤버들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모두 단 1분30초를 위해 약 5주간 국가대표 선수 출신의 코치에게 레슨을 받으며 땀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 멤버들은 비록 예능 프로지만, 수준급 연기로 감동을 선사했다.

그 결과, 우주소녀 성소는 아이돌계 '체조요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어린 시절 리듬체조 선수가 꿈이었다는 그는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고난도의 다양한 매스터리 기술을 완벽하게 성공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데뷔 전 중국에서 무용과 무술을 전공한 성소의 경력은 익히 알려진 사실.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고, 실수 한 번 없는 완벽한 무대에 진행자들은 "올림픽 아니냐"며 감탄했다.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에서도 금세 화제가 됐다.


육상 종목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그룹 스누퍼의 우성은 '육상의 꽃'이라 불리는 60m 달리기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아육대'를 통해 '체육돌'로 주목받은 새로운 스타 탄생이다. 결승전에 오른 모든 멤버가 7초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치열했던 남자부문 우승은 접전 끝에 우성에게 돌아갔다. 우성은 이 분야에서 네 번의 금메달을 따낸 비투비 민혁을 꺾고 1위에 올랐다. 7.32초라는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신흥 체육돌로 우뚝 섰다.

우성은 스포츠조선을 통해 "두 번째로 출전하게 된 아육대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서 너무 감격스럽다"며 "특히 비투비 민혁 선배님의 영상을 많이 보고 연습했다. 다음 출전에도 좋은 성과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여자 60m에서는 지난 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선 여자친구 유주가 독보적인 기록을 펼친 가운데, 우주소녀 은서 등이 매서운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아육대'의 인기 종목인 양궁 경기도 화제가 됐다. 걸그룹 EXID는 2년 연속 양궁 금메달을 차지하는 실력을 보여줬고, 그룹 몬스타 엑스는 10점 과녁을 연속 3번 맞추는 등 수준급 실력으로 대회 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아육대'는 대대적인 변화로 시청률도 보상받았다. 최근 2년 사이 시청률 하락에 시달렸던 것이 사실. 화제성은 높지만 한때 시청률 20%도 넘봤던 프로그램이었으니 존폐 기로에 놓이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5일 방송된 '아육대' 1, 2부는 전국기준 7.0%, 8.9%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이날 방송된 전체 추석특집 예능 프로그램들 중 평균 시청률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실 '아육대'처럼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명절 체육 프로그램은 양날의 검이다. 신인 가수들은 한 번이라도 얼굴을 알리기 위해 출연하길 희망하기도 하지만 일부 명절 프로그램의 경우 사전에 쏟아 부어야 할 시간과 노력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아육대'에 출연하기 위해 많은 아이돌 가수들은 미리 체육관에서 실전 경험을 쌓기도 하고 전문 트레이너를 초빙해 연습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대회의 경우 부상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한창 활동 중인 아이돌이 자칫 부상을 당하면 스케줄에 상당한 차질을 빚기 때문.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해외 스케줄이 빠듯한 요즘 아이돌은 더욱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여러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하는 명절 프로그램은 화제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건은 콘텐츠의 질이다. 물론 기발한 콘셉트로 연출진과 출연지 모두 윈윈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해 반복되고 진부한 진행으로 피로감을 주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7년째 논란과 화제를 거듭하고 있는 '아육대'는 존폐 기로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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