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지는 별이 있으면 뜨는 별도 있다.
과거 시청자들은 새로운 드라마 소식이 들리며 '누가 출연하는가'에 가장 큰 관심을 뒀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작가의 역량, 즉 스토리가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된 최근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누가 썼느냐'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과거 최윤정, 김수현 등 원로 작가들이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믿고 보는 작가'로 불렸고 이후 박지은, 김은숙, 박경수, 김은희 등의 작가가 그 뒤를 이어 드라마 팬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작가가 됐다. 그리고 최근 자신만의 두드러진 개성과 트렌디함으로 중무장한 '제 3세대' 작가들이 새롭게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끌었던 신흥 인기 작가는 tvN '또 오해영'의 극본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였다. 2016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또 오해영'은 개국 10주년을 맞은 tvN이 앞서 선보였던 '시그널' '치즈인더트랩' '피리부는 사나이' 등 작품과 달리 작은 규모의 드라마로 시작 당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던 드라마다. 톱배우가 출연하는 것도,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쟁쟁한 제작진이 참여하는 것도 아닌 '또 오해영'은 대형 드라마 사이를 잇는 '쉬어가는' 느낌을 주는 흙수저 드라마였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는 20~30대 여성들은 공감을 자아내는 대사와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스토리, 드라마 전반에 내려앉은 트렌드한 느낌 덕이었고, 이에 극본을 맡은 박해영 작가는 단숨에 스타 작가로 등극하게 됐다. 이에 그가 2011년 집필했던 JTBC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까지 재조명 됐다.
김원석 작가 역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다. 2013년 방송된 고현정 주연의 드라마 MBC '여왕의 교실'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올해 안방극장을 올킬 시킨 최고의 히트작 KBS2 '태양의 후예'를 김은숙과 함께 집필해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남자 작가임에도 여성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감성을 가지고 있는 그는 내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JTBC의 최고의 기대작 '맨투맨'의 극본을 맡았다. 배우 박해진이 일찍부터 주연으로 낙점된 '맨투맨'은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한류스타 여운광(박성웅)과 그의 경호를 맡게 된 국정원 요원 김설우(박해진)의 이야기를 그리며 100% 사전제작 될 예정이다.
2013년 드라마 KBS2 '비밀'을 반전의 흥행 드라마로 이끈 유보라 작가 역시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새롭게 '믿고 보는 작가'로 꼽히고 있다. 스타작가 홍자매가 집필하고 소지섭, 공효진이 주연한 SBS '주군의 태양', '내 딸 서영이'의 소현경 작가가 쓰고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투윅스'와 동시간대 경쟁했던 '비밀'은 방송 전 최약체로 꼽혔다.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흡입력있는 강인한 대사 등에 힘입어 순식간에 돌풍을 만들어냈다. 5.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최종회는 무려 18.9%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특히 유보라 작가는 단 짧은 이야기로 기승전결을 모두 담고 있어야 하는 단막극 집필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KBS2 드라마스페셜 '상권이' '연우의 여름' '18세' '눈길' 등 명품 단막극으로 시선을 모았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다룬 특집극 '눈길'은 제67회 이탈리아상 TV드라마·TV영화 부문 프리 이탈리아상(Prix Italia)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바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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