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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진짜 안방극장의 여신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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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은 자타공인 '로코퀸'이다. '파스타', '주군의 태양' 등에서 그가 보여줬던 사랑스러운 매력에 시청자들은 '공블리'라는 애칭까지 붙여줬다. 그런 공효진이 또 한번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그것도 '파스타' 신드롬을 불러왔던 서숙향 작가의 손을 잡고 말이다.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이 연기하는 표나리는 한 겨울에 속옷을 팔 정도로 억척스러운 홈쇼핑 호스트였지만 신분 상승을 꿈꾸며 기상캐스터로 전향, 9시 뉴스 앵커자리까지 넘보는 인물이다. 가진 건 타고난 성격과 근성밖에 없는 평범녀가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행복을 찾는다는 캔디스토리는 이미 닳고 닳은 이야기이고, 공효진도 수차례 비슷한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공효진은 디테일에 강한 배우다. 같은 캐릭터도 다른 느낌으로 그려내는 스킬이 있다는 뜻. 이번에도 표나리 캐릭터에 걸크러쉬 매력을 덧입혀낸다. 마냥 긍정적이고 해맑은 캐릭터가 아니라 할 말은 하고 사는 속 시원한 사이다 매력을 첨부, 트렌디한 캐릭터를 그려낸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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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지는 경쟁자인 공효진과 한효주에 비해 내공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실제로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연기에도 호불호가 갈린다. 아직도 발성과 발음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고, 전반적인 연기력 자체에 대한 평가도 극심하게 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감성연기, 특히 눈물 연기에 있어서는 고른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이경희 작가의 작품답게 '함부로 애틋하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눈물 파티를 이어왔다. 아버지가 사망했지만 그 합의금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자책하고 괴로워했다. 가진 자들의 횡포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도 모자라 연애사마저 평탄치 못했다. 주변 상황과 타의에 의해 신준영(김우빈)과 만남과 이별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극한 상황 속에서 배수지가 그려낸 감정의 소용돌이는 설득력이 충분했다. 더욱이 앞으로는 더한 가시밭길이 예고돼있다. 신준영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것과 아버지 사망 사고의 진범이 누구인지를 모두 알게되는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노을로서 배수지가 펼쳐낼 눈물 연기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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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여왕' 한효주
한효주는 'W'에서 절절한 멜로 연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연주(한효주)는 웹툰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과 사랑에 빠졌다. 그 달달함이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여나갈 때쯤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진범'이 오연주의 목숨을 담보로 강철의 숨통을 조여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연주는 강철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눈물로 날을 지새웠다. 전형적인 비련의 여주인공과 같은 포맷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오연주 캐릭터 성격에도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아버지 오성무(김의성)는 강철의 뜻대로 웹툰을 종료시키려 하다 진범에게 얼굴을 빼앗겨 버렸고, 자유의지를 가진채 움직이기 시작한 진범은 기억상실에 걸린 강철을 공격했다. 장르도, 이야기 전개도 그 설정값을 짐작할 수 없는 'W' 특성상 오연주가 어떤 변화를 맞을지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을 위기에 놓인 오연주가 웹툰의 진짜 창시자로서 반격을 전개한다는 것만큼은 자명한 일이다. 반전의 맞은 캐릭터에 따라 한효주도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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