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사극 드라마에서 이런 현상은 심했다. 초반 아역배우들이 극을 얼마나 잘 이끌어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드라마 제작진들은 연기 잘하는 몇몇 아역배우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아역들의 맹활약은 스크린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인 배우 못지않은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영화의 흥행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아역 덕을 가장 많이 본 작품은 역시 '곡성'이다. '뭣이 중헌디'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낸 '곡성'의 아역 김환희는 지상파 예능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스타가 됐다. 김환희는 극중 곽도원 황정민 등 대배우들과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성인배우도 소화하기 쉽지 않는 신들린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최근 '겨울왕국'의 기록까지 깬 '부산행'에서는 공유의 딸 역할을 해낸 아역배우 김수안도 눈에 띈다. 본인의 이름으로 출연한 김수안은 재난 상황 속에서도 순수함과 정의감을 잃지 않는 캐릭터로 1000만 관객의 가슴을 울렸다. 묵묵하게 있으면서 절제된 감정 연기를 선보인 김수안은 함께 출연한 배우 공유와 정유미가 "최고의 여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
'덕혜옹주'에서 어린 덕혜옹주 역을 연기한 김소현은 이제 아역배우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활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덕혜옹주'에서는 어머니 양귀인(박주민)의 발을 씻어주고 일본으로 떠나는 명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들은 성인 배우 이상의 뛰어난 연기력과 감수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실. 한 영화 관계자는 "김환희나 김수안은 이미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연기 잘하는 아역배우로 유명했던 이들이다. 작품을 잘 만나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어린 나이에 그들이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는지 알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라며 "최근에는 영화 제작자들도 아역 배우 캐스팅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는 편이다. 아역 배우 하나로 작품의 분위기가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기로는 아니지만 '인천상륙작전'에서 남기성(박철민)의 두 딸로 출연한 아역배우는 다른 의미로 화제를 모았다. 지하윤 지수빈 양은 배우 심은하의 딸로 유명하다. 이들은 시대상황으로 어쩔수 없이 아버지와 헤어져 살지만 현실에 대해 아직은 인지하지 못한 딸들을 연기했다. 이들의 출연으로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잘 키운' 아역배우가 작품에 큰 도움을 주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하지만 연기잘하는 아역 배우들은 한정돼 있기에 제작진의 고민이 시작되기도 한다. 늘 같은 아역배우를 쓰면 관객들이 쉽게 식상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영화 프로듀서들이 연기 잘하는 아역배우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라는 후문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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