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선영 백지은 조지영 기자] 한번 오열을 했다고 '연기의 신(神)'으로 둔갑하거나, 낯선 연기술을 보여줬다고 '발연기'로 치부되는 데 불편함을 느끼셨나요. 스포츠조선이 TV 드라마 속 배우들의 연기를 전문가의 식견으로 평가하는 새 기획을 선보입니다. '배우를 논하다'는 '좋은 연기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인 물음에서부터 '배우의 연기는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는 목표로 구상한 연기 보고서로서, 국내 유수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솔직하고 세밀한 평가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자문단들이 다섯 번째로 만난 배우는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의 황정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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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자문단 한줄평
김태훈 세종 액팅클리닉 연구소 소장, 배진성 세종 액팅 클리닉 연구소 연구원 : 걸그룹 이미지를 벗기 위해 소리 지르고 우는 것은 이제 그만!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 파트너 운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복잡하고 섬세한 신경회로도를 찾아 섬세한 감정선에 따른 과감한 연기 도전이 필요하겠다. 방송 드라마 보다 오히려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시청률에 의존하는 연기 스트레스를 줄이고. 연기의 호흡과 밀도를 키우길 진심으로 바란다.
안혁모 동국대 연극학부 외래교수 :화내고 절규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자극적인 정서 표현에 익숙해진 배우로서 잔잔하고 섬세한 일상을 표현하기엔 아직은 기본기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밀도가 떨어지는 음성과 지나치게 또렷하게 들리는 발음이 패턴화되어 그녀의 최대 강점인 진정성 조차 가슴에 와닿지 않아 안타깝다.
윤상원 극작가 겸 연출가 :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서만큼은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낸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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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음 연기력 부문별 평가 :황정음의 연기력은 대본 이해 분석력, 표현과 창의력, 내적정서의 진정성, 화술과 제스처, 배우의 매력성 등 총 5가지 부문으로 평가됐다. 그 결과, 대본 이해 분석력 지수는 70졈, 표현의 창의력 지수는 60점, 내적정서의 진정성 지수는 75점, 화술과 제스처 지수는 70점, 역할에 부합하는 배우의 매력성 지수는 72.5점을 받았다.
전 부문 고루 60~70점대의 점수를 받은 가운데, 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문은 내적정서의 진정성이다. 윤상원 연출가는 "황정음은 연기하는 인물에 공감을 자아내는 표현력을 갖고 있다"라며 "연기의 기본은 리액팅인데 황정음은 리액팅이 좋아 상대배우가 연기할 맛이 날 것 같다"라고 평했다. 그렇지만 안혁모 동국대 연극학부 외래교수는 "밀도가 떨어지는 음성과 지나치게 또렷하게 들리는 발음이 패턴화되어 그녀의 최대 강점인 진정성 조차 가슴에 와 닿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부문은 표현의 창의력이다. 김태훈 세종 액팅클리닉 연구소 소장, 배진성 세종 액팅 클리닉 연구소 연구원은 "걸그룹 이미지를 벗기 위해 소리지르고 우는 것은 이제 그만!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 파트너 운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복잡하고 섬세한 신경회로도를 찾아 섬세한 감정선에 따른 과감한 연기 도전이 필요하겠다"고 지적했다. 서희 국민대 미디어예술학부 외래교수는 황정음의 연기를 맛집의 먹물 파스타에 비유하면서"특별할 것 같지만 음식은 결국 맛이 중요하듯 그녀의 연기 또한 먹물 색감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특별함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종합 :모든 자문단들은 황정음이 비슷한 패턴의 연기와 엇비슷한 캐릭터에 한정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물론 황정음 식의 연기와 황정음 특유의 캐릭터가 그녀만의 전문 영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의 깊이와 분위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안혁모 교수는 "화내고 절규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자극적인 정서 표현에 익숙해진 배우로서 잔잔하고 섬세한 일상을 표현하기엔 아직은 기본기가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했으며, 윤상원 연출가도 "황정음 배우만이 낼 수 있는 개성 있는 소리가 있지만, 다양한 표현에 있어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평했다. 즉, 지금까지의 연기 패턴을 반복하다가는 배우로서 성장의 한계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황정음에게 김태훈 소장과 배진성 연구원은 "방송 드라마 보다 오히려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시청률에 의존하는 연기 스트레스를 줄이고. 연기의 호흡과 밀도를 키우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애정 어린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또 서희 교수 역시 "'운빨 로맨스'는 황정음의 캐스팅만으로도 관심과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라며 "이는 황정음을 보면 그녀의 연기발전과 변화를 다 함께 지켜보고 싶어하는 대중의 묘한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황정음에 대한 대중의 애정을 언급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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