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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당연 국내외 게임업계로선 호재라 할 수 있다. 영화 '아바타'로 인해 3D 영화가 본격화 됐듯 '포켓몬 고'를 통해 AR, 그리고 VR(가상현실) 게임이 게임 유저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지게 되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 국내외 언론에서는 연일 '모켓몬 고' 열풍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구글 지도를 제대로 쓸 수 없어 '포켓몬 고'가 정식 출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구글 지도가 북한 권역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속초 등에서 '포켓몬 고'를 일부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3일부터 속초를 찾는 유저들이 증가한 것은 진풍경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안보상의 이유로 해외 반출이 금지되고 있는 한국 지도 데이터에 대한 규제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적으로 쓰임새가 높으면서도 유독 이런 이유로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들어와 구글 지도 등을 쓸 수 없었는데, '포켓몬 고'이 이를 풀어낼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AR과 VR게임 개발에서 뒤쳐진 현실을 감안하면 위기감을 느낄만한 상황이다. 국내에선 AR게임 출시 초기 단계이다. 몇몇 게임사들이 개발을 진행중이며, 엠코코아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AR 카드 배틀', AR스톰의 '배틀카드 히어로' 등 소규모 개발사들이 게임을 출시하거나 앞둔 상황이다.
정부는 AR과 VR 기술을 대표적인 차세대 플랫폼으로 선정하고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VR을 즐길 수 있는 다수의 기기들이 생산되면서 AR보다는 VR에 대한 관심이 더 큰 상태다. 하지만 '포켓몬 고'의 경우처럼 AR게임은 굳이 따로 전용기기를 사지 않고도 이미 보유중인 스마트폰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기에 쉽게 상품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정글에서 살아남기 AR 카드 배틀'을 조만간 출시 예정인 엠코코아의 김상덕 대표는 "AR 기술은 이미 보급된지 오래된만큼 AR게임 출시가 대단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물론 개발기간이 필요하다. 또 히트 IP가 인기의 절대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인기 있는 콘텐츠의 탑재가 더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국 '포켓몬 고'는 '포켓몬'이라는 글로벌 인기 IP의 존재감에다 구글에서 분사한 개발사 나이앤틱의 발빠른 출시, 그리고 구글과 닌텐도의 트렌드를 읽는 마케팅이 결합된 하나의 히트 상품인 셈이다. 한 게임사 임원은 "돈이 되는 모바일게임 장르 개발에 매몰된 한국 상황에 비춰봤을 때 분명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다"면서도 "해외에서 잘 된다고 이를 엄청난 것처럼 묘사하고 받아들이는 일종의 '사대주의'가 아닌지도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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