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우수커플'은 '송송커플'의 후예가 될 수 있을까.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가 주춤했다. 13일 방송된 '함부로 애틋하게'는 11.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일 방송분(12.5%)보다 0.6%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당초 '함부로 애틋하게'는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등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가 다시 한번 펜을 들었고 20대 최고의 대세 배우라 할 수 있는 김우빈과 배수지가 캐스팅 됐다. 또 1005 사전제작 드라마로 한국과 중국에 동시 방영된다는 점에서 상반기 신드롬을 불러왔던 '태양의 후예'의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가 방송이 될 때마다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렸던 것과 달리 '함부로 애틋하게'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이 하락한 것이다.
이에 '우수커플' 캐스팅 효과는 끝났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뚜껑을 연 '함부로 애틋하게'는 어딘지 모르게 올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시한부 인생, 출생의 비밀, 복수 등 막장 드라마의 클리셰들이 극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오는 식상함을 지워내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집 기술을 활용했지만 그것 만으로 드라마 자체의 문제를 지워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함부로 애틋하게'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뻔한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니 실망한 시청층은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20일부터는 MBC '더블유(W)'가 출격한다. '더블유'는 현실 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 웹툰 '더블유'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다. '함부로 애틋하게'에 필적하는 멜로물이다. 작가는 무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거침없이 하이킥', '나인:아홉번의 시간 여행'등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다. 독특한 코미디는 물론 촘촘한 감정선을 이어가는데에도 강점을 보이는 작가다. 여기에 이종석과 한효주가 합을 맞춘다. 이종석은 김우빈에 필적하는 20대 대세 남자배우이고 한효주는 안방극장 시청률 불패 신화를 쓰고 있는 배우다.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었던 '태양의 후예'와 달리 '함부로 애틋하게'는 막강한 강적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희망은 있다. 이경희 작가의 최강점이라고 한다면 뻔하고 식상한데 묘하게 끌리는 극본을 쓴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이경희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비슷비슷한 포맷이었다. 상처를 가진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진짜 사랑을 깨닫고 그를 위해 인생 모든 것을 거는 내용이었다. 인생 끝자락, 절망의 나락에 빠진 이들의 치명멜로를 그려내며 시청자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함부로 애틋하게'도 마찬가지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김우빈과 배수지의 멜로는 결말이 뻔히 보임에도 구미를 자극한다.
중국에서의 반응도 기대해볼만하다. '태양의 후예'가 방송됐던 아이치이는 방송 일주일 이후 무료 전환이 됐지만, '함부로 애틋하게'를 독점 방영하고 있는 유우쿠는 방송 이후 하루가 지나면 무료 전환되는 시스템이다. 드라마 공개 뒤 하루가 지나면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함부로 애틋하게'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유우쿠는 '태양의 후예'와 '별에서 온 그대'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아이치이의 선례를 봤기 때문인지 '함부로 애틋하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이트 메인 화면에 '함부로 애틋하게' 광고를 넣고 있고 김우빈이 CF 모델로 나선 식품 광고 역시 열심히 게재하고 있다. 이쯤되면 김우빈을 새로운 국민 남편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제로 '함부로 애틋하게'는 유우쿠 첫 방송 당시 접속자가 몰려 일시적으로 사이트가 마비됐다. 또 단 두회 방송 만에 4000만 클릭수를 달성했으며 웨이보 탑이슈 검색 수 17억 6000만 건, 바이두 키워드 검색 160만 건에 도달했다.
과연 '함부로 애틋하게'의 '우수커플'이 '태양의 후예' 속 '송송커플'의 인기를 고스란히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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