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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유재석과 유희열, 10년 후에도 기억될 콤비계 '슈가맨'이다.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 IZI, 김현성, 노이즈, 디바, 주주클럽, 철이와 미애 등 출연과 그들의 음악을 편곡한 쇼맨의 무대로 화제가 됐다. 약 70명의 '슈가맨'을 소환했는데, 매주 추억 속의 가수들을 초대하고 완성도 높은 쇼맨의 무대를 만들어 왔다.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으로 추억을 소환하고, 이를 재해석한 무대로 세대를 넘어선 공감을 자아냈다. 매 방송 후에는 출연한 가수들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를 장악하고, 원곡 음원도 다시 인기를 끌기도 하는 등 그 여운이 짙었다. 지난 4월에 방송된 '슈가맨' 28회는 5.5%(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37주 연속으로 화요일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 중 화제성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이전부터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케미가 살아났다. 윤현준 CP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사실 저는 두 분이 '무한도전'에서 같이 하셨던 내용을 못봤다"며 "(유재석의 상대로) 그냥 유희열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유재석과 유희열은 앞서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가수 김조한과 함께 하유두유둘이라는 팀으로 호흡한 바 있다.
이어 "유힁려은 음악과 예능을 다 잘하는 분이고 언변도 좋으시기 때문에 유재석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유재석 보다 나이도 한 살 많고, 'K팝스타'에서 심사도 하시고 음악계의 거물이라는 느낌이 있지 않냐. 그렇기 때문에 유재석과 맞붙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두 사람을 섭외한 이유를 밝혔다.
제작진의 생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날유'를 자처하는 유재석 특유의 끼와 '감성변태'라 불리는 유희열의 독특한 감성의 만남은 의외의 조화였다.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의 개성이 중화되면서 '슈가맨'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유재석은 출연자들과 남다른 소통력으로 프로그램에 활역을 불어넣었고, 유희열은 음악적인 지식과 이해력으로 전문성을 더했다. '투유'라는 이름으로 묶인 두 사람은 이전에 없었던 색깔의 콤비였다. 최근 진행된 간담회에서 윤 CP는 또 한 번 두 사람의 케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유희열의 역할에 대해 "유재석의 옆에 든든한 유희열이 있다. 그래서 유재석이 더욱 자유롭게 놀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으며 "유희열의 경우 제작진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MC다. 제작진이 원하는 걸 반드시 해주시는 분이다. 그런 유희열 씨 능력 덕에 옆에 유재석이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 투유의 티격태격한 코믹 케미가 늘 웃음의 중심에 있었다. 유희열은 "유재석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슈가맨을 제지하며 "설마 또 유재석 미담 타이밍이냐", "코너속의 코너로 박아넣을거냐"며 매주 반복되는 슈가맨들의 '유재석 미담 제보'에 발끈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유재석은 "역시 일도 잘해야 하지만 사생활 관리도 중요하다"며 유희열을 자극했다. 2015년 역주행 버전으로 벌이는 마지막 무대에서 래퍼로 나섰던 두 사람이 서로를 "옥에 티"라고 격하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평소 상대방을 공격하기에 여념이 없는 유재석 유희열 콤비지만, 무대에서 완벽 호흡을 뽐내기도 했다. 지난해 크리마스 특집에서 두 사람은 듀엣을 불러달라는 뜨거운 요청에 서슴치 않고 다시 한 번 건반 앞으로 달려나가 캐롤을 선보였다. 불협화음과 코믹한 춤은 웃음으로 끝났지만, 능청스럽게 서로 칭찬하는 모습에서 둘의 특별한 '케미'가 또 다시 빛났다.
'슈가맨'이 추억의 가수와 명곡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환됐듯이, 유재석과 유희열 또한 명콤비로 오랫동안 회자될 진정한 슈가맨이 됐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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