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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혜빈 "예쁜 오해영, 처음엔 오그라들고 불편했어요"

이한나 기자

기사입력 2016-07-02 06:54


상냥한 성격에 능력도 갖추고 인기까지 많은 예쁜 여자를 연기하는 기분은 어떨까?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예쁜 오해영으로 열연했던 배우 전혜빈을 만났다.

'또 오해영'은 1회 때부터 종영까지 현실감 있는 대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연기구멍 없는 배우들, 그리고 센스있는 연출까지 흠잡을 데 없는 로코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마지막 회가 다가올 수록 결말에 대한 기대 또한 컸다. 과연 박도경이 미리 봤던 죽음과 관련해 어떻게 마무리 될지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 것.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시청자들이 원했던 것은 캐릭터들의 행복이었다. '모두가 행복한 드라마' 였으면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됐다. 마지막회까지 꽉 닫힌 100%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 것이다.


사진제공=나무액터스
전혜빈 역시 드라마의 결말에 행복해했다. "역시 해피엔딩이 답이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찍으면서는 저희끼리도 굉장히 궁금해 했거든요. 새드엔딩은 새드엔딩대로 여운이 오래 갈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면서 서로 아픔을 치료받고 성장하고 웃으며 끝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론 전혜빈은 남자 주인공은 박도경(에릭)의 구여친 캐릭터였기에 도경과 해영(서현진)의 결혼으로 마무리 된 엔딩 신에는 함께 할 수 없었다.

"주인공과 대조되는 캐릭터라 강하게 느껴졌지만 사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어요. 작가님도 제 존재감이 가벼워지지 않게 잘 만들어주셨고요. 저는 솔직히 미안해 죽겠어요. 도움된 것도 없는 것 같고. 현진이랑 '수고했다'고 하길래 '나 고생한 거 하나도 없어'라고 했을 정도에요."

대신 전혜빈은 극중

상냥한 성격에 능력도 갖추고 인기까지 많은 예쁜 여자를 연기하는 기쁨을 누렸다. "사실 굉장히 부담감이 컸어요. 정말 누가 봐도 예뻐보여야 하는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의상이나 비주얼적인 부분들에도 신경을 더 많이 썼어요. 원래 현장갈 때는 매니저랑만 가고, 현장에서는 메이크업도 제가 직접 손보는 타입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회사에도 얘기를 해서 스태프들이 함께 움직였죠. 공을 많이 들였어요."


비주얼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그녀는 캐릭터 적으로도 예쁜 오해영을 잘 소화해냈다. 실제 전혜빈의 삶도 예쁜 오해영과 별 차이가 있을까 싶다. "솔직히 실제 상황에서 아무리 예뻐도 모든 남자들이 '와와~' 하면서 주목하지는 않잖아요. 처음에는 '이렇게 예쁘고 완벽한 캐릭터가 저한테 잘 맞을까' 싶었어요. 스스로 예쁜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오그라들더라고요. 그래서 더 해영에 공감하고 응원하면서 사랑해주신 팬 분들께 정말 감사했어요."


전혜빈이 생각하는 '또 오해영 '속 예쁜 오해영 역은 어떤 역할이었을까?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아주 맛있는 요리에 간 맞추기 정도였던 것 같아요.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소금같이 단짠단짠의 조화를 잘 맞추는 역할이요. 너무 달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실제로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있었다. 예쁜 오해영이 없었다면 그냥 오해영이 그렇게 빛날 수 있었을까? 박도경을 사이에 두고 그냥 오해영과 대립각에 섰을 때에는 예쁜 오해영을 미워하는 시청자들도 생겼을 정도로 그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물론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이 드라마에서 금해영은 얄미울 정도로 완벽하고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였음이 확실하다. 극의 마지막에는 도경을 그냥 오해영에게 보내고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보듬고 치유했으며 훌훌 털어버리기까지 하는 성숙함까지 보여주었다.


알고보면 전혜빈도 벌써 데뷔한지 14년이 지난 배우다. '또 오해영'의 대중적 인기로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된 그는 "어떤 작품이든 아쉬운 부분들이 남기 마련인데 이번 작품 속 해영이라는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속상함도 있었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캐릭터적으로도 더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도 있었고. 이렇게 좋은 작품에 이렇게 좋은 대본과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하는 드라마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 정도 밖에 안되나 싶을 때도 있었고. 하지만 그 아쉬움이 더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된다. 또 그로 인해 더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다음이 더 기대된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2002년 아이돌로 데뷔해 예능, 드라마, 영화 등 쉬지 않고 달려온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목표는 없어요. 다만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고.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인생에서 배우로서 가장 빛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요? 그 영광의 순간을 기대를 하면서 매사에 임해요. 사실 목표를 정해두면 스트레스가 되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지칠 것 같아요. 목표는 저 멀리 두고 살다 보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고 있어요."


그렇게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한 전혜빈에게서 예쁘고 매력적인 그러나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운 오해영이 탄생됐다.

"예쁜 오해영을 연기할 수록 해영이의 아픔을 느끼면서 저도 마음고생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 작가님도 감독님도 캐릭터를 정말 매력적이게 잘 만들어주셨어요. 극 속에서 해영이가 툭 털고 일어나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치료하는 장면을 연기하면서 전혜빈이라는 사람도 알게 모르게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함께 했던 스태프와 배우들, 그리고 제가 연기했던 예쁜 오해영 캐릭터를 만들어주신 감독님, 작가님께 고마워요." <이한나 스포츠조선 뉴미디어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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