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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해투3 vs 라스' 장수 토크쇼의 희비쌍곡선 왜?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5-13 11:2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대표 장수 토크쇼 KBS2 '해피투게더3'와 MBC '라디오스타'가 시청자의 반응면에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KBS2 '해피투게더3'의 시청률은 최근 4%대까지 추락했다. 12일 방송분이 지난 방송분(5.1%)보다 0.9% 하락한 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것. '산전수전 공중전' 특집으로 꾸며진 이번 방송에서는 대세 에릭남이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실 '해피투게더3'의 추락은 최근 벌어진 일은 아니다. '해피투게더'는 지난해 10월부터 오랫동안 지속해오던 사우나 콘셉트를 버리고 7년만에 대대적인 단장에 나섰다. 소지품을 통해 게스트의 추억을 꺼내는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했다. 또한, '해피투게더3'의 안방마님 박미선을 하차시키고 당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던 김풍과 전현무을 합류시키는 등 MC진에도 변화를 줬다.

하지만 이런 대대적 개편은 시청자로부터 '어수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위기를 느낀 '해피투게더3'는 다시 한번 콘셉트에 변화를 줬다. 사우나 토크처럼 게스트들과 MC들이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로 수정됐다. 김풍은 하차했고 게스트로 출연해 활약했던 엄현경이 고정 MC가 됐다. 이후 조금씩 시청률이 조금씩 올라 7%대까지 회복하는가 했지만 게스트에 따라 부침을 보이다가 이번주엔 결국 4%대까지 왔다. 2001년부터 이어져 온 장수 토크쇼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기고 있는 셈이다.


'해피투게더3' 약세는 비슷한 콘셉트의 또 다른 장수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2007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라디오스타'는 화제성과 함께 6~7%대의 시청률을 함께 잡으며 화요일 밤 최강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첫 번째 비결은 초창기부터 유지하고 있는 확실한 색깔이다. 게스트들에게 묻기 힘든 돌직구 질문을 던져주는 독한 예능이라는 컨셉트 역시 확실하기 때문에 매 방송에 거는 시청자의 기대와 궁금증도 크다.

반면 '해피투게더3'의 컨셉트는 불명확하다. 개인기 요구, 어설픈 상황극 등 매번 풀어내는 이야기가 비슷해 보인다. 예능에 특화된 게스트라면 이를 잘 소화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많았다.


MC들의 호흡에도 차이가 있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 '라디오스타'의 4명의 MC는 자신의 포지션이 확실하다. 진행의 비중 역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이는 시청자들이 4명의 MC를 '하나의 팀'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반면 '해피투게더3'는 유재석을 제외한 나머지 MC들의 역할이 아직 불분명하다. 오히려 과거 사우나 토크 시절 유재석과 박미선이 전체적인 진행을 맡고 박명수와 김신영이 감초 역할을 하며 오랜 가족 같은 느낌을 줬다. 하지만 박미선이 빠진 개편 이후엔 유재석 단독 진행 토크쇼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감초 역할을 해야 할 나머지 MC들의 손발도 맞지 않는데다 최근엔 새로 합류한 엄현경 '띄어주기'에 매달리고 있다. 게스트가 주인공이 돼야 하지만 종종 엄현경이 그 게스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라스'에 대적할 유일한 예능 토크쇼로서 '해피투게더3'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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