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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속깊은 그녀'정은지,'1위 눈물'은 아름다웠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5-02 11:16



'하늘 바라기' 에이핑크 정은지가 정상에서 흘린 눈물은 감동이었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보컬 정은지는 1일 오후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하늘바라기'로 1위에 올랐다. 1위 호명 순간, 정은지는 쏟아지는 눈물을 눌러 참으며, 소감을 밝혔다. "소속사 식구들과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처음 발표한 솔로 앨범이라 부담도 있었다. 집에서 보고 있을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에이핑크 사랑한다!" 앙코르곡을 준비하는 내내 그녀의 큰 눈망울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그 힘든 일을 또 한번 해냈다. 20대 솔로 여가수가 드문 가요계, 아이돌 틈바구니에서 그녀의 1위는 분명 주목할 만한 성과다. 팀을 떠나 첫 도전한 '홀로서기'에서 성공을 거뒀다.

정은지는 보기 드물게 속이 꽉 찬 스타다. 음악을 향한 진지한 열정과 도전, 여배우로서의 착실한 필모그래피는 수도 없이 쏟아지는 아이돌, 걸그룹 속에 그녀를 확실히 차별화하는 증거다. 2012년 '응답하라 1997'에서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통해 여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후, 그녀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트로트의 연인' '발칙하게 고고'에서 잇달아 주연을 꿰찼다. 각 방송사 신인여우상을 휩쓸며 단단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첫 솔로 무대는 또 한번의 시험대였다. 에이핑크를 대표해 시도한 첫 솔로 앨범이자,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시도인 만큼 부담감도 컸다. 그녀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스스로의 걱정을 날리며 보란듯이 성공했다. '하늘바라기'는 정은지가 어린 시절 아빠와의 추억을 노래한 곡이다.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아버지뿐 아니라 이 세상의 어른들을 위로하는 노래"라고도 했었다.

지난달 패션지 '그라치아'와의 인터뷰에선 타이틀곡 '하늘 바라기'의 사연과 함께 남다른 가족애를 털어놨다. "아빠가 타향살이를 하세요. 해외에서 건축일을 하시거든요. 생일선물로 뭘 해드릴까 고민하다가 아빠에 대한 가사를 써서 보내드렸어요. 그걸 대표님이 보고는 '야, 이걸로 하자. 이거 좋다' 하신 거예요. 제겐 굉장히 의미 있는 곡이죠."

넉넉지 않은 형편속에서 가족을 위해 달려온 그녀는 반듯하게 성장했다. 데뷔 후 가장 기뻤던 순간은 "집안 빚을 다 갚았을 때"라고 했다. "아침에 '엄마, 용돈' 했을 때 지갑이 텅텅 빈 걸 워낙 많이 봤고, 엄마가 우는 것도 수시로 봤기 때문에 '돈 벌면 빚 갚고 걱정 없이 살게 해줘야지'라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요. (중략)조금씩 이자 갚고 원금 갚고 하다 보니 딱 청산이 된 거죠. 그게 재작년 제 생일 때였어요. 엄마가 신혼여행 후로 제주도에 다시 못 가봐서 다 함께 제주도로 여행 갔죠. 엄마한테 밥상을 차려드리고 통장을 내밀었더니, 대성통곡하시는 거예요. 같이 부둥켜안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고, 현실을 원망하지도 않았다. 꿈과 끼, 열정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온 '명랑소녀 분투기'는 감동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스스로 길을 열어왔다. 힘든 상황속에서도 생기발랄한 꽃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녀가 정상에서 쏟은 눈물은 그래서 더욱 값졌다. '반달 눈웃음'의 대명사인 그녀가 '고운 눈물'로 팬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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