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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준석 기자] 2008년 지방의 한 도시에서 식당주인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날 밤 한 남자가 사라졌다. 수사팀은 기록검토를 거친 결과 수사기록에서 한 가지 단서를 발견해냈다. 경찰은 7년 만에 그 남자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는데 과연 그는 정말 범인이 맞는 것일까?
2008년 10월, 지방에 위치한 한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노부부가 운영하던 작고 평범한 식당이었다. 출입문 안쪽에서 쇠고리로 잠가놓은 식당은 바깥에서 보기엔 이상할 것이 전혀 없었다. 서울에 잠시 올라갔던 부인은 남편과 연락이 닿질 않아 이웃주민에게 식당에 가봐주길 요청했다.
"현장이 지금 생각해도 잔인했어요. 너무 끔찍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솔직히 너무 놀랐어요. 출혈이 바닥에 너무 많았어요. 바닥에 적셔 있는 핏자국이 흥건했어요." - 당시 현장 출동 119대원 인터뷰 中
그러나 강 씨의 주머니에 있던 현금은 그대로 있었다. 범행에서 얻은 금품 중 가장 사용하기 손쉬운 현금을 범인이 두고 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시신에선 어떤 저항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강 씨가 사망 전에 마셨을 것으로 추정되는 간소한 술상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곳곳에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되었지만 범인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강도 살인이라고 보기엔 이상하리만큼 범행현장이 깨끗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족적 하나가 발견되었다!
#사라진 치약장수, 그리고 그의 신발
사건이 있던 당일 식당 바로 위층에서 장기투숙을 하던 한 남자가 사라졌다. 그 남자는 치약을 도매로 사들여 다방이나 유흥주점 등에 팔러 다녔다고 한다. 자신의 물건조차 정리하지도 못한 채 몸만 빠르게 빠져나간 듯 했다.
경찰은 이를 수상히 여겨 바로 그 남자가 생활하던 여인숙 방을 샅샅이 뒤졌지만 그의 신원을 확보할 수 있는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남자가 6년 간 생활했던 여인숙의 주인도 그 남자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그가 쓰던 생필품에서 DNA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였으나 이 역시 신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오래 시간 생활했음에도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가 단 하나도 없던 그의 방과, 깨끗한 범행현장이 묘하게 닮은 듯 했다. 범행 현장에 남아 있던 족적은 과연 그 남자의 것일까?
"내가 그 남자한테 '왜그래요?'라고 그랬더니 '사건이 났다'라고 하면서 피식하면서 좀 비웃는 것 같았어요. 그날 딱 없어졌어요. 내가 봐도 이상하더라고요." - 치약장수의 단골 식당 주인
# 7년만의 검거, 그리고 나타나는 또 다른 단서
경찰은 최근 유력한 용의자가 자신의 방에도 남기지 않은 단서를 뜻밖의 곳에서 찾아냈다. 치약도매상과 거래했던 은행 전표를 확보한 것이다. 지문감식을 통해 남자의 신원이 7년만에 특정되었고 공개수배 이후 시민의 제보로 빠르게 검거되었다! 그런데......
"일단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48시간 이내에 구속, 불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당시에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일단 저희들이 석방을 했습니다." - 당시 용의자 검거 형사 인터뷰 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식당주인 살인사건. 남자를 풀어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정말 진범이 아닌 것일까? 그리고 말끔히 자신의 흔적을 지운 줄로만 알았던 범행현장에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단서들이 발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