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 코틀새 없는 스타를 위해 캠핑카를 몰고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를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포츠조선의 [출장토크]. 근데 이번에는 '출장'이 아니라 '납치'로 이뤄졌다네요. '납치의 대가' 나영석 PD를 납치한 대담한 기자들(사실은 간이 콩알만 해졌다는)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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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이런 느낌이군요. 깜짝 놀랐...놀라기도 정말 놀랐고, 많이 반성하게 됐습니다. 휴...제가 지금까지 했던 납치들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네요."(납치 당한 직후 나PD가 밝힌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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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보는 순간, 그 내용이 제가 하늘이한테 했던 거랑 똑같더라고요. 참...저도 참 나쁜 사람이었더라고요. 어떻게 이걸 눈 앞에서 찢을 수 있겠어요. 그러면... 이상해지는 거잖아요."
네. 저희가 그걸 보고 배웠습니다. 이른바 '모방 범죄'라고 할 수 있죠.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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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제작진은 하늘이가 혹시라도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못 한다고 하면 찍은거 다 파기하고 진짜 없던 일로 하자고 얘기 했거든요. 진심이었죠. 근데 막상 편지를 읽어보니까, 하늘이가 절대 그럴 수 없었겠네요. 아, 제가 나빴네요. 진짜 나빴어요.... 방법을 바꿔봐야겠어요."(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어쩐지...나PD님을 깊이 반성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저희의 짧은 납치극은 초범치고는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우선 사전에 렌트한 캠핑카는 '꽃보다 청춘' 비행기 못잖게 안락하고 쾌적한 납치 공간을 만들어줬죠. 특히 3m10cm 높이의 캠핑카는 주차장이 아닌 현관 주차만 가능했는데요. 이게 또 '신의 한 수'였달까요. 만약 나PD를 어두운 지하주차장으로 데려갔다면 의심을 샀겠지만, 대낮에 호텔 현관에서 납치당하리란 생각은 못 했을 겁니다.
여기에 '꽃보다 나PD, '신서유기2' 대박!'이라는 푯말을 꽂은 맛있는 망고 케이크도 사비로 준비했습니다.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해 납치된 상황을 잊게 만들기 위한 장치였죠. 저희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나PD가 납치 상황임을 잊고 이렇게 유쾌한 포즈까지 취해줬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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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PD는 "납치는 그냥 웃기려고 하는 거고, 당황하라고 하는 거죠. 출연자들이 예상치 못했으면 좋겠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 분들이 즐거워 했으면 해서 하는 거예요.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TV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만이 아니라, 한 발자국만 더 들어가 보면 어떨까 싶었던거죠. 진솔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시도하는 겁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네. 이제야 제작진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솔직히 당황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보니 '꿀잼'이더군요. 불과 몇 분전까지는 납치될 줄 꿈에도 모른 채 이렇게 제작발표회에서 웃고 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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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 납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우리가 생각한 시나리오대로 100% 속였다는 희열이 엄청났어요. 그리고 납치하기 전에는 만약 이 친구들(유연석, 손호준, 바로)이 혹시나 기분 나빠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이 친구들은 '꽃보다 청춘' 여행 이야기를 듣자마자 '와! 대박! 당장 가요!' 이러더라고요.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도 않으면서 시나리오대로 속였다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나PD 마음=기자들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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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꽃보다 청춘'을 하면서 기획한 게 납치 콘셉트였어요. '꽃보다 청춘'은 '꽃보다 할배'나 '꽃보다 누나'와 달리 젊은 친구들이 여행가는 거잖아요. 대학 시절에 친구들이랑 술 먹다가 갑자기 즉흥적으로 여행길에 올랐을 때의 기분을 재현하고 싶었어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여행임에도 추억에는 굉장히 오래 남죠. 그런데 그런 '납치'의 즉흥적 여행이 반복되다보니까 지루하다는 의견이나 출연진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PD의 납치 콘셉트,저희가 인정합니다. 이거 정말 '꿀잼'인걸요. 이제 실제로 겪으셨으니, 더 치밀하게 출연자들을 납치해주세요.
☞나영석PD [출장토크②]로 이어집니다.
ran613@sportschosun.com,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