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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송중기 논란에 답하다 #결말#판타지#불사조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4-15 18: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솔직한 심정이 궁금하다.

2016년 최고의 화제작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14일 드디어 막을 내렸다. 수많은 이슈를 양산하며 국내외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지만 극 자체에 대한 비난도 많았다. 부족한 개연성, 지나친 우연의 반복과 판타지 등 부분 부분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의견이다. 과연 16부작을 이끌어 온 유시진 대위, 송중기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불사조' 유시진?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은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다. 총상을 입고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에 실려왔던 그가 너무나 멀쩡하게 벌떡 일어나고, 무너진 건물 더미에 매몰되고도 무사 탈출 했다. 마지막까지 '유시진 불사조설'은 이어졌다. 총격을 당한 뒤 쓰러진 그의 옆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고 결국 시체를 찾지 못한 채 전사처리 됐다. 그러나 1년 후 너무나 건강한 모습으로 홀연히 강모연(송혜교) 앞에 나타났다. 송중기라 참고 봤을 뿐 당황스러운 설정이라는 비난이 이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송중기는 "불사조 맞는 것 같다. 많이 살아 돌아오더라. 그런 부분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뭐니뭐니해도 우리 드라마는 멜로 장르다. 멜로를 강화시키기 위한 설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15회 보며 많이 뭉클했다. 배우들과 톡도 많이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오글오글' 김은숙표 판타지?

'태양의 후예'를 향한 또 하나의 지적은 김은숙 작가의 화법이었다. 설렌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오글거린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그 대사를 직접 소화해야 했던 송중기는 어떠했을까. 그는 "취향 차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의 의견도 존중한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오글거리지 않았다.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느끼신다면 내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거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충분히 근거있는 자신감이다. "서로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주는 조직 예술이기 때문에 '서로 버무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오히려 똑같은 대사를 여러가지 감정으로 할 수 있게 해준 김은숙 작가와 김원석 작가에게 감사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래도 연기를 하면서 이해할 수 없었던 장면은 없었을까. 의외로 "와인 키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렇게 빨리 키스하는데 시청자 입장에서 감정 이입이 될지 걱정했다. 그런데 방송을 보고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대중은 빠른 전개를 좋아하더라. 내가 더 믿고 갔어야 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도 했다"고.



개연성은 송중기?

개연성이 없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대위가 이동한다고 헬기를 띄운다거나, 바로 앞에서 총을 쏴도 절대 맞지 않는 주인공 등 설득력이 부족한 장면이 꽤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고 '송중기가 개연성'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송중기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관계자 분들이 '우리도 널리 회자되는 그런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하셨다. 나도 이렇게 좋은 대본을 잘 표현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여러 의견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다 듣고 있다. 조만간 김원석 작가와 소주 한잔 하기로 했는데 한번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얘기 드린다면 오해만 생길 것 같다. 내 권한 밖의 일이다. 나는 유시진 역할을 만족스럽게 잘 끝냈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것이니까 그분들의 얘기가 답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일해온 스태프, 그리고 팬들을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생각만큼은 굳게 갖고 있다. 그는 "광수네 집에서도 몇번 방송을 봤고 솔직한 반응이 궁금해서 중학교 동창 등 일반인 친구들과도 많이 봤다. 혼자본 적도 있다. 어쨌든 실망시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좋은 작품으로 보여 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어벤저스' 결말?

'태양의 후예'는 유시진과 강모연, 서대영(진구)과 윤명주(김지원)가 모두 해피엔딩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런 결말을 두고 영화 '어벤져스'가 연상되는 의견도 많았다. 과연 송중기는 결말에 만족할까. "'어벤져스'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영웅,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일단은 유시진이란 캐릭터에 대해 만족한다는 얘기를 강조했다. 그는 "유시진 같은 남자가 또 있을까. 내가 오히려 많이 배웠다. 여성들이 왜 유시진을 좋아했는지를 알 것 같다.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한다는 걸 많이 배웠다. 결혼한 친구들도 많이 뭐라고 하긴 했는데 내가 연기한 캐릭터인데 적이라고 하긴 그렇다. 히어로도 부담스럽다. 그냥 멋진 놈"이라고 했다.

꽃미남 배우

아직까지도 송중기에게 강하게 남아있는 이미지는 '꽃미남'이다. 상남자 군인 캐릭터를 연기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너무나 우월한 비주얼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꽃미남'이라는 타이틀에 갇힌다는 게 갑갑하지 않을까. 그러나 송중기는 "절대 버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배우한테 외모가 가져다 주는 부분이 굉장히 크다. 그래서 피부 관리도 열심히 하고 노화 방지에도 힘쓸거다. 그만큼 속도 가꿀 거다. 연기력도 더 키우고 싶다. 물론 나이가 들고 작품을 경험하면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솔직한 생각은 그렇다. 배우는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꽃미남 이미지가 캐릭터에 도움이 안된다면 그땐 과감히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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