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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택한 선택이 오히려 자녀와 멀어지게 했다. 모든 기러기 가족이 겪는 고민일 것이다.
아빠는 모처럼 집에 와서도 딸이 아닌 제작진과 밥을 먹었다. 가족과 있을 때는 마치 남처럼 어색한 분위기였다. 결국 예정보다 일찌감치 집을 나서 우도로 돌아가 안타까움을 안겼다. 아빠와 친해지고 싶어 용기내 우도를 찾아 온 딸은 뒷전이고,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바빴다. 딸은 우도까지 와서 홀로 시간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일상을 들여다보니 또 반전이 있었다. 아빠는 운영하는 사업을 위해 쉼 없이 일하는가 하면, 다양한 지역 행사들에 참가하며 섬 주민들과 융화되기 노력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일이 아니더라도 발벗고 나서 돕고 있었다.
아빠는 "나도 우도 생활이 힘들다. 다 접고 김해 집으로 가고 싶다. 가족하고 같이 안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나. 하지만 내 자식들만은 가난을 안 겪었으면 하는 생각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상이몽'의 사연은 많은 기러기 가족이 겪고 있는 고민을 대변했다. 더 잘 살기 위해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한 선택이었건만, 가족들의 마음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었다. 돈 버는 사람일 뿐 가족 안에 설 곳을 잃은 아빠와 아빠에 대한 추억하나 없이 그리움으로 가득한 딸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자신의 가족을 되돌아보게 했다.
패널로 참석한 양세형은 "아빠가 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딸도 아빠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소통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김원해는 "저도 기러기 아빠 시절이 있었거든요. 무명시절도 길었는데, 무명시절 집에서 놀 때 녹색 어머니회 활동을 6년 동안 했다"라며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딸이 원했기에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아이 눈높이에 맞게 해보시면 어떨까"라고 조언을 했다. 이어 "행복이라는 건 적금통장 같은 게 아니잖아요. 지금 하지 않으면, 시간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단 기러기 가족 뿐만이 아니다. 우도 아빠의 사연과 김원해의 조언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저당잡힌 많은 가족들에게 큰 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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