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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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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은 왕이 잊혀진 아들 대길(장근석)과 왕을 꿈꾸는 아우 연잉군(영조, 여진구)의 한판 대결을 그린 작품. 특히 장근석과 여진구의 연기 변신이 관심을 모은다.
장근석은 자신을 내려놨다. '예쁜남자', '미남이시네요' 등에서 보여줬던 한류스타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다. 근거 없는 자신감에 허당기 까지 있는 유쾌한 남자 대길로 변신, 코믹 연기를 선사했다. 특유의 섬세한 감정 표현은 여전했다. 아버지 백만금(이문식)이 이인좌(전광렬)가 쏜 화살에 맞아 죽자 애끓는 오열 연기로 풍운아의 탄생을 알렸다. 특히 11일 공개된 촬영 스틸컷에는 뱀까지 물어 뜯는 장근석의 모습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제작진까지 그의 열연을 숨 죽이고 바라보다 박수갈채를 쏟아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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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피' 장근석과 여진구가 끌고 최민수 전광렬 이문식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받치며 승승장구 할 줄만 알았던 '대박'이다. 그러나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발목을 잡았다. '대박'은 아역 시절이 끝나고 성인 연기자가 등장하면서 극의 중심을 바꿨다. 대길과 연잉군의 갈등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가상 코드를 끼워넣었고 이를 구구절절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역사적으로도 아무 상관없는 에피소드들이 나열된 탓에 극은 산만해졌고 공감도와 몰입도 역시 떨어졌다. 앞으로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왕의 자리를 걸고 도박을 벌인다는 황당무계한 스토리에 어떻게 설득력을 부여할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때 아닌 연기력 논란까지 일었다. 여자 주인공인 임지연과 윤진서의 연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물론 임지연 역시 장기간 살풀이 무술 등의 레슨을 받으며 칼을 갈고 준비한 만큼 반전은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갑자기 산으로 흘러간 스토리와 여주인공들의 연기에 실망한 시청자들의 마음이 떠난 것도 사실이다. '대박'은 성인 연기자 체제로 전환한 뒤 시청률이 한 자릿수 대로 추락하면서 월화극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결국 '대박'은 장근석과 여진구의 대립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또 여자 연기자들의 연기가 얼마나 발전하는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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