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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남자의 기묘한 죽음이 그려진다.
"검시관이 이야기하기로는 바닥 온도가 60도가 나왔대요. 얼마나 뜨겁습니까. 완전히 찜질방 수준인데.그래서 장기가 다 손상됐다고 하더라고요." (고인의 동생)
수사는 단순 병사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했다. 이때 가족들은 조심스레 양씨의 죽음에 의혹을 갖기 시작했다. 양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4월, 양씨의 중국인 아내가 입국하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아들에게서 받은 전화가 떠올랐다. 아내와의 잦은 다툼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신변보호를 가족에게 부탁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 갈등의 원인은 아내의 영주권 문제라고 했다.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던 중, 중국인 아내가 돌연 중국을 다녀온 점 또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유족들은 양씨의 죽음이 그의 중국인 아내와 결코 무관하지 않으리라 주장했다.
중국에 있는 그녀의 가족과의 통화에서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올해 2월에 중국을 왔다고요? 처음 듣는 이야긴데요. 나는 그 아이가 한국 남자와 결혼한 사실도 몰랐어요." (중국인 아내의 아버지)
양씨의 오랜 친구 역시, 중국인 아내가 장례식장에서 보인 행동들을 이상하게 봤다. "발견 당사자인데 그날 저녁은 장례식장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다가 다음날 오후 늦게 와서 10분 정도 있다가 가버린 것 같아요. 통역관을 대동해서 왔더라고요." (고인의 친구)
양씨의 옛 직장동료 장모씨는 양씨가 죽기 2주 전에 보내온 택배 상자를 보관하고 있다. 양씨는 자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배달된 상자를 열어봐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상자 속에는 중국인 아내와 관련된 서류와 몇몇 계약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택배 상자 속 서류들 사이에 USB도 있었다. 양씨와 중국인 아내, 그리고 의문의 남성 A가 나눈 9시간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저장돼 있었다.
"누구신지 말씀해줘야죠. 집사람이 원하는 게 도대체 뭔데요?"(양씨), "사장님 쪽에서 영주권을 해주면 사모님께서 이혼을 바로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A), "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겁니까?"(양씨)
한편 26일 밤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누가 나를 죽였나? 망자의 마지막 시그널'을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