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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대리는 휴가중' 윤종훈 "흙수저란 말, 불편해요"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3-23 08:34


'박대리는 휴가중'에 주연배우 윤종훈.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09.

연속 흙수저 캐릭터다. E채널 '라이더스, 내일을 잡아라'에 이어 지난 2일 첫 방송된 웹 드라마 '박대리는 휴가중'을 통해 일상에 찌든 직장인을 보여주는 배우 윤종훈.하지만 그는 흙수저라는 말이 불편하다고 말한다. 시대가 아무리 청춘을 짓밟아도 그것을 무참히 인정하고 짓밟히지 말자고 말하는 주의다.

순간 순간의 긍정과 당연한 인간의 예의를 지키며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흙수저 연기를 두 번이나 보여준 배우 윤종훈의 결기다.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09.
-최근에 연기한 캐릭터들이 요즘 말로 다 흙수저였어요.

윤: 그렇긴 한데, 전 개인적으로 그 말을 안 좋아해요. 요즘 제 주변에서도 흙수저, 금수저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데 괜히 부모님을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 같아서 불편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주변에 일반 직장인들도 많죠? 이번에 박대리 역을 맡아 팁을 들은 것 혹시 있나요?

윤: 등산이 그렇게 싫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전날 아무리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도 하구. 가장 안쓰러운 건, 상사들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지만 결국 나도 저렇게 되고 말겠지 하는 마음들이요.

-그런 삶을 살면 긍정적인 마음을 먹기가 참 힘든데요. 박대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맑고 긍정적인 사람이더라고요.

윤: 맞아요. 열심히 살아가고 주눅들지 않는 친구에요. 비록 현실은 고달프지만 박대리가 가진 내면의 에너지까지 고달파지지 않게 연기했죠.

-한편으로는 인간 윤종훈과도 닮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윤종훈이라는 사람도 밝은 에너지가 있거든요.

윤: 전 제가 엄청나게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런가요?

-예컨대, '박대리는 휴가중'이 세부와 푸켓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해외 촬영이 그렇듯 굉장히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그 와중에 전 스태프 이름을 다 외우고 현장의 에너지를 밝게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윤: 사실 저는 기본만 한다고 생각해요.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기본이잖아요. 또 특히나 외국에서 똘똘 뭉쳐 촬영하다보니 아무래도 더 친해진 기분이 들고요. 가족처럼 지냈죠. 종방연할 때 그랬어요. '우리 2~3주 촬영했는데 마치 6개월 이상 촬영한 것 같아요'라고.

-어떤 현장에서도 늘 주변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윤: 그렇지만 사람 사이 궁합이라는 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친해지려고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몇마디 주고 받았는데 금세 친해지는 사람이 있죠.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09.
-세부 이야기가 나와서, '박대리는 휴가중'이 웹드 최초 로케 촬영이었죠. 세부라는 장소가 특별한 것이 소속사 식구들고 몇년 전 같이 여행을 간 곳이 또 세부였잖아요. 일하러 간 것과 놀러 간 것은 확실히 달랐을텐데.

윤: 특별히 다른 것은 없었지만, 촬영은 아무래도 힘이 들더라고요. 저보다도 스태프들이 더. 해외라 현지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가 갑자기 바뀌기도 하는데 대처를 해야하니까요.

-그리고 그런 의미있는 드라마에 주연으로 참여한 배우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들었을텐데.

윤: 그럼요. 엄청났어요. 첫신부터 막신까지 다 제가 걸린 것도 그랬고, 배우 윤종훈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저만하더라고 작품을 고를 때 배우 이름을 먼저 보게 되거든요. 실망시켜드리면 어쩌나 싶었죠.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최대한 박대리라는 사람을 더더욱 시청자들 바로 옆에 있는 사람 같이 연기하자였어요. 그 점을 가장 신경썼죠.

-'미생'이나 '몬스타'에서 보여준 악역이랄까요. 그런 캐릭터도 잘 어울리는데, 이런 무한 긍정의 캐릭터도 잘 어울려요. 연기하기에는 뭐가 더 편한가요?

윤: 사실 그 질문이 가장 어렵고 당황스러워요. 어떤 여기가 더 편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상황을 생각하고 또 감독님의 디렉션을 받으면서 그 안에서 최선의 연기를 하려고 하죠. 어떤 연기를 해도 연기하는 순간만은 불편해요. 배우는 환경과 디렉션에 예민해야만 하니까요.

-혹시 경험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윤: 액션을 해보고 싶어요. 액션스쿨에서 배운 것들을 써먹어보고 싶어요.

-끝으로 한국땅의 모든 대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윤: 잘 버티세요. 하지만 막무가내가 아니라 자신을 발전시키면서 버티고, 그렇게 버티면서도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다른 길을 찾아봐야겠죠. 응원합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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