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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들의 무덤이다.
'무림학교'는 취업과 스펙 쌓기가 아닌 정직 신의 생존 희생 소통 관계 등 사회에 나가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덕목을 배우는 무림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20대 청춘들의 성장 드라마다. 그래서인지 초반에는 주연 4인방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현우 혼자 고군분투 했을 뿐 다른 주연급 배우들은 그의 연기에 따라가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발연기 논란'이 불거졌고 극의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야기 자체에도 개연성은 없었다. 여기에 알아듣기 난감한 외국인 배우들의 발음까지 더해졌다. 시청자는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중반부에 가서야 중견 배우들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와 숨겨진 출생의 비밀 등이 밝혀지면서 중견 배우들의 비중이 생겨났다. 어차피 이 작품의 모든 열쇠는 중견 배우들이 갖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배우들은 있는 한껏 힘을 냈지만 이미 기울어진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초반부터 중견 배우들에게 좀더 힘을 실어줬다면 어땠을까'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유다.
어쨌든 배우들에게 '무림학교'는 씁쓸한 상처를 남기게 됐다. 이현우는 데뷔 이래 첫 주연작에서 쓴 맛을 보게 됐다. 결혼 후 첫 복귀작으로 '무림학교'를 선택한 신현준이나 이범수의 경우엔 상처가 더 크다. 신현준은 무려 4년 동안 연기활동을 중단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했던 탓에 배우 이미지를 다시 쌓아올리는 것이 중요했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무림학교'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입증하긴엔 시간이 부족했다. 이범수 역시 마찬가지. 카리스마 캐릭터 배우라는 이미지를 굳히려 했으나 '무림학교'는 그의 연기를 따라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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