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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이 최근 ICT산업의 최대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경험을 현실에 가깝게 실현시켜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VR의 가치는 상당하다. 여행, 의료, 교육, 게임 등 활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VR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동반 성장이 필수적이다. 오큘러스, 소니, 구글, 밸브, 삼성, LG 등 국내외 IT회사들은 헤드셋을 중심으로 하는 디바이스의 출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이를 즐기기 위한 콘텐츠 개발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에 발맞춰 VR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속속 공개하고 있다. 정부 역시 VR을 미래 핵심산업으로 꼽고 공을 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문화와 ICT 융합을 통한 콘텐츠 신시장 창출 간담회'를 공동으로 열고, 게임산업에 올해 519억원 그리고 향후 3년간 1557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산업을 VR 등 신기술 접목이 가장 활발한 융합산업의 핵심으로 인정했다는 뜻이다. 세계 VR게임 시장규모가 2020년까지 300억달러(약 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2017년까지 게임 및 VR 산업을 중심으로 1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드래곤플라이는 한 때 '국민 FPS게임'으로 불렸던 '스페셜포스' IP를 활용한 FPS와 레이싱 장르로 VR게임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스페셜포스'의 경우 VR의 특성에 맞춰 전장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현장감의 극대화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레이싱 VR게임은 극한의 스피드가 주는 짜릿함을 담아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R&D를 진행했으며 올해 내로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며 VR게임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온라인 교육사업도 적극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VR 콘텐츠 개발에 더욱 적극적인 입장이다.
조이시티는 전세계 6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기 모바일게임 '건쉽배틀' IP를 활용한 VR 전용게임 '건쉽배틀2 VR'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부터 VR 관련 학술 연구를 시작하고 VR에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오큘러스와 밸브, 소니 등 유명 VR 디바이스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VR 게임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해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모한 가상 현실 콘텐츠 지원사업에서 대한민국 VR 프로젝트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헬리콥터 조종석에 착석해 게임을 진행하는 '건쉽배틀2 VR'은 VR게임 개발의 난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피로도를 최소화시키고 있다고 밝혀 더욱 주목된다. 올해 VR 기기들의 출시 일정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다.
한빛소프트도 최근 리듬액션과 아이돌 육성이라는 요소를 두루 갖춘 '오디션'을 기반으로 한 VR게임 '프로젝트 A'(가칭)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유저와 아이돌 캐릭터의 감정 교감, 그리고 유저가 실제 콘서트 무대에서 공연하는 듯한 가상현실을 경험케 할 예정이다. 또 리듬 액션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패드와 오큘러스 터치를 포함한 VR전용 컨트롤러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쉐프(Chef)를 모델로 음식을 조리하는 게임 '프로젝트 K'(가칭), 3인칭 슈팅게임 '프로젝트 H'(가칭) 등도 VR용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엠게임은 소녀 육성게임 '프린세스메이커'를, 엔에스스튜디오는 FPS게임 '블랙스쿼드'를 그리고 로이게임즈는 공포게임 '화이트데이'를 각각 VR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프린세스메이커'는 키우는 딸과의 상호작용, '화이트데이'는 테마파크에서 '귀신의 집'을 탐험하는 듯한 공포에 각각 특화됐다는 점에서 VR게임으로 만들어졌을 때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VR게임은 넘어야 할 과제가 여전하다. 3D 영화의 피로감보다 더한 어지러움을 극복해야 하고, 디바이스의 휴대성이 빨리 개선돼야 한다. 국내 모바일게임 선두주자인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 의장은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VR 디바이스의 휴대성 불편이나 피로감이 여전하다. 다른 콘텐츠와 달리 게임은 오랜 시간 즐겨야 하기에 더욱 중요한 문제"라며 "VR이 좀 더 대중화 되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콘텐츠를 기기에 바로 전환시키는 미들웨어 개발에 우선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