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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설욕전②] '아이가다섯' 소유진, 돌아온 '로코줌마'의 저력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2-29 14:1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KBS 드라마국이 칼을 바짝 갈았다. 대대적인 설욕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여배우가 바로 소유진이다.

소유진은 KBS2 주말극 '아이가 다섯'에서 싱글맘 안미정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사실 '아이가 다섯'은 처음부터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혹은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은 아니었다.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작품이었다.


일단 KBS 주말극 '퐁당퐁당 흑역사'가 우려 요소였다. KBS 주말극은 평균만 해도 20%가 넘어간다는 전통적인 강자로 군림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왕가네 식구들' 이후 방송된 '참 좋은 시절'은 평균 시청률 24.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막을 내렸다. 이후 '가족끼리 왜이래'가 평균 31.7%, 최고 43.3%의 시청률 기록을 세웠지만 후속작 '파랑새의 집'은 작가 교체 후 산으로 간 스토리 때문에 '막장', '발암새의 집'이란 혹평을 받으며 평균 시청률 23.68%에 그쳤다. 이어진 '부탁해요 엄마'가 사실적인 가족 이야기를 그리며 평균 27.5%, 최고 시청률 38.2%를 기록하며 체면을 살렸다. 이처럼 흥행작과 망한 작품이 번갈아 방송된 탓에 망한 작품 차례에 있던 '아이가 다섯'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하나. 경쟁작이 쟁쟁했다. 최근 드라마는 1~4회까지에 사활을 건다. 그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끝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아이가 다섯'은 이 중요한 시기가 희대의 막장이란 비난을 받으면서도 시청률은 높은 MBC '내딸 금사월' 종영 일정과 맞물려있었다. 정현정 작가에 대한 믿음도 부족했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 등으로 촘촘하고 세밀한 필력을 인정받으며 '리얼 로코물'의 최고봉으로 인정받긴 했지만 가족극은 단 한번도 선보인 적 없었다. 그런데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가족간의 갈등 화합 사랑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가족 코믹물'을 내밀었으니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뚜겅을 여니 반전이었다. 정현정 작가 특유의 현실 공감 로맨스는 그대로 살아있었고, KBS 가족극의 강점인 따뜻한 정서가 더해졌다. 대본과 연출만 해도 기본은 넘는데 소유진이 부스터를 발동했다.

소유진이 연기하는 안미정은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뒤 홀로 아이 셋을 기르는 워킹맘이다. 일을 하면서 요리도 하고 아이들의 훈육까지 도맡아 하는, '슈퍼맘'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그 상황을 이겨내려 안미정은 하루를 마친 뒤 "사는 것 참 힘들다"며 소주를 비워낸다. 꼭 이혼 가정이 아니더라도 눈물 바람으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고 상사 눈치 보며 칼퇴근하는 이 시대 워킹맘들이 공감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연기다.

그러나 마냥 주저앉아 한탄만 하진 않는다. 힘든 상황이지만 긍정 마인드로 세상을 헤쳐나간다. 그런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28일 방송분이다. 28일 방송된 4회에서는 개념없는 맞선녀에게 곤욕을 치르는 이상태(안재욱)를 발견한 안미정이 손짓 발짓 섞어가며 맞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소유진의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안면근육에 시청자도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소유진은 때로는 싱글맘의 아픈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가도 순식간에 코믹 연기를 펴쳐내며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덕분에 시청률도 수직상승 중이다. 28일 방송된 '아이가 다섯'은 2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22.4%)보다 4.7%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시청률이다.

'백종원의 아내'가 아닌 '배우 소유진'으로 돌아온 소유진의 활약이 주효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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