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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산타는 '치인트', 배우들의 열연마저 얼룩져선 안된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2-25 10:20


사진 제공=tvN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어쩌다가 이리 됐을까.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인기를 끌던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종영을 앞두고 산을 타고 있다. 초반의 좋았던 분위기가 완전이 반전된 것.

'치인트'는 지난 1월 첫 방송부터 tvN 역대 월화극 첫방송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했다. 방송 전 배우들의 싱크로율에 대한 걱정과 달리 드라마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속도감과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제 옷을 입은 듯 한 배우들의 열연은 인기 웹툰의 드라마화에 대한 원작 팬들의 걱정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초반의 호평과 달리 중반이 넘어가면서 '치인트'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실망으로, 실망을 넘어 배신감과 분노로 바뀌었다. 드라마의 핵심이 되는 캐릭터인 유정(박해진)의 분량이 조연 배우들보다도 적어졌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색깔도 변질됐고, '로맨스릴러'라는 '치인트'만의 독특하고 개성강한 스토리도 흔하디 흔한 삼각관계 러브스토리로 바뀌었다.
사진 제공=tvN
이로 인해 배우들의 열연과 노력까지 얼룩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유정 역의 박해진은 캐스팅 단계부터 드라마 전개가 산을 타고 있는 현재까지도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은 배우다.

원작 웹툰을 3번이나 다시 보면서 캐릭터를 분석했다는 박해진은 얼음처럼 냉정하고 싸늘하지만, 사랑하는 이 앞에서는 한 없이 다정한, 때로는 자신을 둘러싼 오해 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유정이라는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제대로 소화했다. 그런 유정의 내면과 복잡한 심리가 분량 축소로 인해 제대로 담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팬들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 제공=tvN
홍설 역의 김고은 역시 안타까운 건 마찬가지다. 김고은은 캐스팅 초반 싱크로율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작 캐릭터의 매력에 김고은만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매력을 덧붙이며 팬들의 우려를 제대로 씻었다. 남자 배우들의 멋진 비주얼에 반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팬들 조차도 김고은의 매력에 빠졌을 정도. 영화 '은교' 이후로 김고은이 제대로 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등 호평도 쏟아졌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개가 산을 타면서 귀엽고 매력적이었던 홍설은 어느새 두 남자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어장관리녀'가 됐다. 원작과 자신의 매력을 녹여 새로운 홍설을 만들고자 했던 김고은의 노력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 제공=tvN
서강준이 연기하는 백인호 역시 극 초중반에는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서강준은 백인호의 자유분방함과 반항아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며 "2D 백인호를 그대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개가 뻔한 삼각관계로 흘러가면서 원작 팬들에게 미움까지 받고 있다. 스토리상의 변화로 인해 변질돼 버린 캐릭터. 이로 인해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서강준에게 까지 엉뚱하게 불꽃이 튀고 있다.

'치인트'는 종영까지 단 2회만 남겨두고 있다. '치인트'가 단 2회 방송분 만으로 꼬여버린 전개를 풀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산을 타고 있는 드라마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연기했던 배우들의 열연까지 얼룩져서는 안 될 것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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