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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스타 향한 도 넘은 '일베사냥', 또 다른 '마녀사냥'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2-25 09:46


<사진=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잊을만 하면 올라오는 게 바로 스타들의 '일베 논란'이다. 이번에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출연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오른 '대세 배우' 류준열이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류준열의 일베 논란은 그의 SNS에 올라온 한 장에 사진으로부터 시작됐다. 류준열은 자신의 SNS에 절벽에 매달려 있는 사진을 올린 뒤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절벽과 두부는 극단적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폄하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이에 몇몇 네티즌들은 류준열이 '일베 유저'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억지 주장'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논란이 번지자 류준열의 소속사 측은 "류준열은 절대 일베 유저가 아니다"며 악성 루머에 대해 강경 대응할 방침을 밝혔고 류준열 역시 자신의 SNS에 "일베가 결코 아니고 일베 언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류준열 측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논란의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세 배우' '라이징 스타'라고 불리던 류준열의 이름 앞에 하루 아침에 '일베 연예인'이라는 이름표가 붙게 됐다.

이는 앞서 일베 논란에 휩싸였던 다른 연예인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일베 논란'으로 가장 큰 홍역을 앓았던 연예인은 아이돌 그룹 크레용팝이다. 크레용팝은 무명 아이돌 시기를 거쳐 '빠빠빠'로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며 '대세'로 떠오를 때 쯤 멤버들이 '쩔뚝이' '멋지노' '노무노무' 등 일베 용어를 사용한다며 '일베 유저'로 낙인 찍혔다.

김진표는 역시 지난 2014년 '아빠!어디가?'의 새 멤버로 합류했을 당시 일베 유저 논란에 휩싸여 네티즌으로부터 질타를 넘어 '아빠!어디가?' 하차 요구까지 받게 됐다. 이후 홍진호, 최우식, 씨크릿 전효성 등 연예인들이 일베 논란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이들 모두 논란 이후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아직도 이들에 대한 온라인 게시글에는 '일베'라는 댓글이 달린다. 아무리 해명을 하고, 가수로서, 배우로서 맡은 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도 '일베'라는 단어 자체가 낙인처럼 찍혀버린 셈이다.

사실 '일베 용어'라 일컬어지는 단어들은 잘 모르는 일반 네티즌에게는 그저 새로운 신조어로 인식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을 하면서 우연히 보고 들어 무심결에 사용한 단어들 알고보니 일베 용어였다는 일반 네티즌들의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몇몇 정황만을 가지고 연예인을 '일베 유저'로 몰아붙이게 과연 옳은 일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스타들을 향한 '일베 사냥'이 어쩌면 이들 이름 앞에 낙인을 찍는 또 다른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과 '꽃보다 청춘'으로 '대세'의 반열에 들어서기 전 숱한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차곡차곡 연기 공부를 해온 성실한 배우다. 류준열이 소속사도 매니저도 없이 혼자 활동했을 당시 자신의 필모가 적힌 명함을 만들어 관계자들에게 돌리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고 뛰어다녔다는 건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익히 알려진 유명한 이야기다. 그런 시기를 거쳐 겨우 '대세' 반열에 오른 성실한 배우 류준열이 몇몇 확인되지 않은 정황 때문에 '일베'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도를 넘은 일베 사냥이 스타들의 실력과 노력까지 얼룩지게 만드는 마녀사냥이 돼선 안될 것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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