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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은 쉴 틈이 없다. 올해만해도 벌써 '히말라야'에 '검사외전'이 개봉했고 촬영을 끝낸 '곡성'과 '아수라'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또 '군함도' 촬영을 앞두고 있고 뮤지컬 '오케피'는 연출과 출연을 동시에 하고 있다. 이쯤되면 '황정민 로봇설'까지 나올만 하다.
-'검사외전'에서의 변제욱 캐릭터는 '베테랑'이나 '히말라야'에서보다 편해보인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편했다. 하지만 내가 판을 잘 깔아야해서 거기서 오는 부담감이 상당했다. 사실 내가 연기한 변제욱 검사는 처음 대본에서는 좀 가벼운 캐릭터였다. 교도소 안에서 치원(강동원)과 코믹적인 요소가 많았다. 하지만 감독과 상의해서 변제욱의 캐릭터를 조금 바꿨다. 둘 다 재미있으면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았다. 한사람이 무게를 잡아주면 그 안에서 한 사람이 재미있게 노는 구도가 좋을 것 같았다. 사실 제욱은 아내와 딸도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상의하는 과정에서 미혼으로 바뀌고 대사도 줄이면서 임팩트 있게 가기로 했다.
그런 얘기를 듣긴 했는데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야기가 다르면 인물도 다르다. 생각이 비슷한 지점은 있을 수 있지만 색깔을 다르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 몇년 씩 쉬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미친듯이 연기할 것이다. 늘 변화를 줄 것이고 그것을 위해 고민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또 늘 새로운 인물을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강동원과는 첫 호흡이다.
강동원이 연기한 치원은 전혀 믿지 못할 것 같은데 믿고 싶은 아이의 눈망울을 가진 캐릭터가 됐다. 한 인터뷰에서 강동원에게 '촌놈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진짜 촌놈이라는 얘기가 아니라(웃음) 얼굴만 보면 꼭 쇼윈도에 있을 사람처럼 생겼는데 하는 행동은 인간미가 넘치고 참 맑은 것 같아서 한 말이다. 처음 촬영하는데 강동원이 분석해온 치원과 같이 연기를 하니까 느낌이 정말 좋더라. 첫 촬영 끝내고 술을 한잔 하면서 '더도 덜도 말고 이렇게만 하자'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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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야기만 본다. 얼마나 재미있느냐만 판단한다. 나는 작품을 할 때 좋은 책을 관객에서 선물하는 기분이다. '이 책 정말 재미있는데 한번 읽어볼래'라는 느낌으로 작품을 한다. '검사외전'도 대본을 받고 한시간반만에 모두 읽었다. 그리고 하기로 결정했다.
-뮤지컬 연출을 하고 있는데 영화 감독을 할 생각은 없나.
전혀 없다. 영화 감독을 하려면 편집이나 카메라 렌즈에 대해서 다 새롭게 공부해야한다. 거기까지는 못할 것 같다. 내 능력은 배우로서 그리고 무대연출로서까지라고 생각한다. 내 자리에서 내 역할을 더 충실히 하고 싶다.
-황정민이 선택한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이 관심을 얻고 있다.
이 친구들 연기를 보니까 내 눈에 쏙 들어왔다. 사람 보는게 일이니까. 그래서 우리 회사로 데려왔다. 아직도 치열하게 고민해야하는 친구들이다. 그 나이 또래에 영화를 계속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지 않다. '동주'라는 작품에 같이 나왔는데 그련 영화를 만나는 것도 그 친구들에게는 축복이다. 요즘에는 그 친구들에게 매일 욕한다.(웃음) 쓴소리 해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 같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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