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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최근 소름 끼치는 광기 연기로 브라운관을 집어삼킨 배우 신은경이 단 며칠 사이에 천국에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소송은 기본, 아픈 자식을 저버렸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연기로 쌓은 공든 탑이 사생활 논란으로 한방에 무너졌다.
탄탄대로를 걸었던 신은경은 2003년 '조폭 마누라2-돌아온 전설'(정흥순 감독)을 꺼내 들었고 개봉 후 곧바로 소속사였던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의 김정수 대표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한쪽 눈이 거의 실명 상태가 된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이듬해 아들을 출산하면서 아픔을 극복했다. 출산 이후 활동을 중단하며 가정에 헌신했고 2005년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유선동 감독)으로 컴백했다. 2007년에는 SBS 드라마 '불량커플'(최순식 극본, 이명우 연출)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꽃길만 걸을 것만 같았던 인생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두 번째 '사건'이 터졌다. 2007년 김정수 대표와 이혼을 발표, 2008년 MBC 드라마 '하얀 거짓말'(조은정 극본, 이민수·배한천 연출) 출연 당시에는 전 남편인 김정수 대표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하는 파국을 보였다. 자신의 허락 없이 인감도장을 사용해 채무 연대보증을 서는 등 금전적 피해를 끼쳤다는 게 이유였다. 단번에 '전 남편에게 뒤통수를 맞은 가여운 여자'가 됐다. 그럼에도 신은경은 작품으로 잡음을 이겨내려 노력했다. 2010년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정하연 극본, 백호민 연출)으로 MBC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0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SBS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도현정 극본, 이용석 연출)에서는 연기 극찬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 대광목재 남씨(김수현)에게 성폭행당한 후 김혜진(장희진)을 낳은 윤지숙 역을 맡은 그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분노로 변하는 광란의 연기를 펼쳤고 딸을 버린 무정한 엄마로 매 순간 시청자를 얼어붙게 만들며 칭찬을 받았다. 비로소 구름이 걷히나 싶었던 순간, 얄궂게도 세 번째 '사건'이 신은경을 휩쓸었다. 이번에는 앞서 일으킨 두 번의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치명타를 안겼다.
지난달 24일 전 소속사 런 엔터테인먼트는 신은경이 소속사에 진 채무 2억4000여만원의 정산금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과 명예훼손 형사소송을 걸었다. 이에 현 소속사인 지담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맞고소로 대응했고 이런 지담에 반박하기 위해 런 엔터테인먼트는 신은경이 호화 여행을 다니며 쓴 경비 영수증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어디 이뿐인가? 신은경이 방송에서 밝힌 남자친구 역시 신은경 때문에 생긴 사업적 손실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소송 종합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갖 문제에 휘말렸다.
화룡점정처럼 오늘(2일) 한 연예매체가 신은경이 전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외면했다는 인터뷰가 보도됐다. 특히 이 아들은 뇌수종에 거인증까지 앓고 있다는 사실이 더해지며 비난의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신은경을 향해 '천륜을 저버린 엄마'라며 지탄받고 있다. 가뜩이나 활활 타고 있는 대형 화재에 휘발유를 끼얹은 꼴이 됐다.
어렵게 쌓은 신은경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졌다. 몇몇은 이런 신은경의 삶이 '마을'의 윤지숙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신은경은 어떤 해명도 하고 있지 않다. 현 소속사인 지담을 통해 사건의 사실 여부만 확인해주고 있을 뿐이다. 그는 현재 '마을' 막바지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문제의 아이콘'을 품게 된 '마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가시방석에 앉은 웰메이드 트랩 스릴러 '마을'은 내일(3일) 막을 내린다. '마을'의 헤로인에서 오명이 된 신은경. 아치아라의 비밀보다 더 미스터리한 신은경의 속내가 밝혀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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