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대중은 TV라는 매체를 통해 재미를 추구한다. 현실이 힘들고 팍팍할수록 대중은 내 집 안방에서 리모콘 하나로 수많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매체인 TV로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것이 웃음을 중점으로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과 유쾌한 드라마들이 사랑받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방영중인 JTBC 특별기획 드라마 '송곳'은 다르다. 최규석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유쾌하지 않다. '푸르미 마트'를 배경으로 갑자기 벌어진 부당해고와 이에 대항하기 위해 똘똘 뭉친 직원들의 노동조합 이야기를 다루는 '송곳'은 현실을 벗어난 유쾌함을 주기는 커녕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8일 방송까지 푸르미 마트를 향한 사측의 노조탄압은 더욱 심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혹자는 이 드라마를 '불편하다'고 말한다. "사는 것도 힘든데, 그런 이야기를 드라마를 통해서까지 봐야 하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송곳'의 애청자들은 "'송곳'은 봐야만 하는 드라마다"라고 입을 모은다. '송곳'에 담겨진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안 보이이는 척 눈을 감아버릴 일들이 아니라 우리가 정확히 대면하고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란 이야기다. 이것이 '불편한' '송곳'이 매회 방송 때마다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며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고 있는 이유다.
극중 원리원칙을 칼 같이 지키며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이수인 과장 역의 지현우 역시 "우리 드라마가 무겁고 불편한 드라마일 수 있다. 하지만 쓰지만 몸에 좋은 '한약' 같은 드라마라 생각한다"며 "어렵고 불편하지만 알아야 하는 이야기지 않냐. 공부하는 것 같고 어렵고 교육 드라마 같기도 하지만 보면서 우리의 삶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드라마인 것 같다"며 "앞으로 '송곳'같은 드라마가 나오려면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며 '송곳'을 봐야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노동 사무 소장 구고신을 연기하는 안내상도 "많은 분들이 웃기고 즐거운 예능, 드라마 등으로 위로 받고 웃으며 그런 힘든 상황에서 치유받는데, 우리 작품은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이 삶이 이렇지 않냐'고 말하는 드라마다. 그래서 불편할 수 있다.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자꾸 자신의 삶과 현실을 상기시키면 불편할 수 있다"며 "하지만 난 앞으로 이런 드라마가 게속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드라마가 '이런 현실에 처해있자'는 이야기가를 하는 게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움직이자, 누군가의 옆에 있어주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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