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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객주', 장사도 타이밍이 필요해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11-06 08:3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015(이하 객주)'가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객주'는 김주영 대하 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폐문한 천가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장혁)이 시장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거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반응만 놓고 본다면 당초 가졌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지적은 그렇다. 제목은 '장사의 신'인데 주인공이 장사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36부작 중 총 13회가 방영되는 동안 장사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천봉삼이 조성준(김명수)의 꾸짖음에 아버지 천오수(김승수)의 진짜 모습을 깨닫고 각성하는 듯 했지만 정작 거래를 성사시켰다거나, 탁월한 상재를 보였다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다. 그저 어느날 갑자기 쇠살쭈가 됐다. 그동안은 누나 천소례(박은혜)를 찾아다니고, 그런 누나를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해 강물에 집어던지고 운명의 여인 조소사(한채아)를 잊지 못했다. 어디 하나 장사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 복수를 하고 또 하나의 원한을 쌓고 죽임 당하는 일이 반복됐다. 이렇게 인간 관계와 복수 위주로 스토리가 진행되다 보니 언제 어떻게 장사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올드하다는 의견도 많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원작을 배제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원작에 집중하다 보니 곁가지들이 너무 많아졌고, 극 전개가 늘어진다는 것.


그러나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 정석을 따르는 것에 대한 호응을 보내는 시청자도 많다. 최근 트렌디 사극을 보면 아무것도 없던 주인공이 갑자기 각성해 슈퍼 히어로가 된다는 식의 내용이 많고,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로맨스가 양념으로 버무려지는데 반해 '객주'는 시간과 공을 들여 충분히 인물들의 감정과 변화 과정을 서술하면서 극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의견이다. 갑자기 비밀을 알게 되고 이 때문에 급변하는, '우연'이 지나치게 많은 일반 드라마보다 현실감 있다는 것. 또 배우들의 연기가 핫스타들을 내세운 타 드라마와 달리 무게감이 있는 만큼 몰입도도 높다는 평이다.

어쨌든 '객주' 1라운드는 끝났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반전이 시작된다. 천봉삼이 송파마방을 살리기 위해 신석주(이덕화)를 찾았고, 길소개(유오성)와의 악연도 시작됐다. 개똥이(김민정)도 복수를 다짐하며 무녀 매월로 다시 태어났고, 조소사는 신석주와의 혼인을 받아들였다. 모든 밑작업이 끝난 만큼 드디어 천봉삼과 길소개가 대립하며 장사의 신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려질 전망. 앞으로의 '객주'가 과연 원작에 그칠지, 원작을 뛰어넘는 작품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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