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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미사고' 조미료 없는 담백한 감동 스토리...성유리의 재발견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10-27 11:07



[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전윤수 / 주연 김영철 이계인 지진희 성유리 김성균 곽지혜 / 배급 쇼박스 / 개봉 2015년 10월 28일

그럴 수 있다. 누구는 밋밋하다고 할 수 있고 누구는 심심하다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김영철 이계인의 '미안해' 에피소드나 성유리 김성균의 '사랑해' 에피소드, 지진희 곽지혜의 '고마워' 에피소드 등 세가지 에피소드 모두 극적 반전이나 다이나믹한 전개 같은 것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 가능하고 잔잔하게 흘러갈 뿐이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질을 떨어뜨리진 않는다.

'비긴 어게인'이나 '러브 액츄얼리' 같은 영화도 극적 반전이 있지는 않지만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고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이 부분이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이하 미사고)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은 최근 극장가에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여름에 내리는 눈'이라는 난해한 제목 대신 간단명료한 제목 '미사고'를 택한 것도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최근 같이 직설적이고 줄임말이 판을 치는 세상에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지도 않은 제목은 자칫 전윤수 감독의 전작 '파랑주의보'처럼 큰 실수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김영철 이계인의 연기는 역시 에피소드를 살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능청스럽고 샘이 많아 보이는 강칠을 연기한 김영철은 역시 내공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계인의 종구 역시 그만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여겨볼만한 이들은 성유리와 김성균 커플이다. 성유리는 그동안 그가 좋은 작품이라면 왜 비중의 크고 작음에 연연하지 않고 출연했는지를 알게 해주는 연기를 선보인다. 까칠하지만 의리있고 속 깊은 톱여배우 캐릭터는 이중적인 면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연기 영역이다. 하지만 성유리는 발군의 실력을 뽐내며 그동안 배우로서의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한다. 이같은 호연은 파트너 김성균의 깔끔한 연기와 완벽한 호흡을 이루면서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지진희는 우울한 캐릭터에 최적화된 배우처럼 보인다. 삭발까지 했던 아역 곽지혜는 몸이 많이 아픈 가운데에도 시종일관 너무나 밝은 성격과 하이톤의 목소리로 관객들을 다소 의아하게 만드는 점이 아쉽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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