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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소프트 결별, '윈윈게임' 됐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10-16 10:33


결국 예상대로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지분 정리를 하면서 깨끗이 갈라지게 됐다.

넥슨은 보유중이던 엔씨소프트 지분(330만6897주, 15.08%) 모두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을 통해 15일 장 종료 후 모두 청산했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2%(44만주)를 매입, 보유지분을 12%로 늘렸다. 지난달 말 현재 국민연금이 11.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만약 이번 블록딜에 참여하지 않았고 나머지 13.08%의 지분이 여러 회사나 기관이 분할 매수했을 경우 김 대표는 3년4개월만에 1대 주주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주당 매각 가격은 전일 종가(19만6500원) 대비 7.4% 할인율이 적용된 18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14.68%의 지분을 주당 25만원, 총 8045억원에 사들인 바 있는데 이번에 6000억원대의 매각 대금만을 거둬들이면서 원화 기준으로 20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하게 됐다. 하지만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넥슨은 당시 540여억엔 정도를 투자해 엔씨소프트 지분을 사들였는데 지난 3년간 엔화의 가치가 40% 절하되면서 원화 환산으로는 환차익이 발생, 이번 매각으로 엔화로 635억엔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 기준으로는 900억원 이상의 차액을 남긴 셈이다.

나머지 13.08%의 지분은 아직 누가 사들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엔씨소프트나 넥슨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블록딜을 주관한 모건스탠리만 아는 상황이다. 5% 이상 사들인 회사나 기관이 있을 경우 공시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또 김 대표가 장내 혹은 시간외거래를 통해 추가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넥슨의 지분 정리에 대해 "넥슨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김 대표가 매입에 나선 이유는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년전 두 회사는 미국 게임사 EA나 밸브 등을 비롯한 대형 게임사를 인수,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기 위해 맞손을 잡았다. 김 대표와 넥슨의 지주회사 NXC 김정주 회장의 돈독한 서울대 선후배 관계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하지만 두 회사는 철저히 다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다 1대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넥슨의 바람과는 달리 엔씨소프트가 경영권 간섭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갈등은 증폭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넥슨은 1월 그동안의 입장을 뒤집고 경영권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엔씨소프트와의 갈등은 본격화 됐다. 이에 반발한 엔씨소프트가 2월 넷마블과 주식스왑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자 넥슨은 결국 결별을 선택한 것이다.

이로써 두 회사의 '불편한 동거'는 3년4개월여만에 끝나게 됐다. 이제 각자의 분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 엔씨소프트는 경영권 안정, 넥슨은 차익 실현 등 '윈윈게임'이라 볼 수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16일 오후 10시30분 현재 전날과 같은 19만6500원을 유지하고 있다. 20만2500원까지 오르다가 19만3500원으로 떨어지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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