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무릇 예능천하를 읽지 않은 자와는 '무도'를 논할 수 없다,했다.' 지상파 채널은 물론, 신흥 세력으로 떠오른 종편과 케이블 채널까지 현대 예능은 춘추전국시대. 시청률 경쟁이 과열될수록 예능인들의 삶은 더 치열해지는 법. 난세가 영웅을 낳는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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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국에서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와 색깔로 24년간 절대 대체불가한 유일무이한 존재로 남은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신동엽. 신미년(辛未年·1991년) SBS 특채 개그맨으로 거친 예능판에 뛰어든 24년이 지난 현재에도 무려 7개의 프로그램(JTBC '마녀사냥', 올리브 '오늘 뭐 먹지?', KBS2 '불후의 명곡', KBS2 '안녕하세요', tvN 'SNL코리아', tvN '수요미식회', E채널 '용감한 기자들') 올에 고정 출연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대체불가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그의 대표적인 무기는 음란(淫亂)한 19금 개그다. 신동엽은 일찍이 누구도 쉽게 꺼낼 수 없는 성(性)을 개그의 소재로 삼은 야드립을 시전함으로써 보수적인 이 나라에서 19금 개그의 황태자라는 왕관을 썼다. 그는 조심하면 재미를 잃고 자칫하면 저속할 수 있는 야드립의 오묘한 줄타기를 완벽히 해내는 예능계의 진정한 음란서생(淫亂書生)이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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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중에게 '동엽신(神)'으로 불리며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는 그지만, 그가 항상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신미년(辛未年·1991년) S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 이후, 유행어 '안녕하시렵니까?'를 탄생하며 그야말로 '빵' 떴지만, 1999년 대마초 사건으로 11개월간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인생 곡선의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2000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러브하우스'로 방송에 복귀 '해피투게더' '헤이헤이헤이' 등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이끌며 재기했다. 하지만 그의 꽃길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 '야행성' '샴페인' '오빠밴드' 등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연달아 참패했고, 설상가상으로 2008년 이끌던 사업까지 실패했다.
하지만 이런 연이은 부침이 그에게는 약이 됐고 무기가 됐다. "감옥에 갔다가 나오는 사람에게 두부를 주는 이유도 있다. 갑자기 나와서 자장면 등 음식을 먹는 것 대신 먼저 위장을 편하게 하기 위해 두부를 먹이는 거다"라는 한의사의 말에 "어쩐지 안 체했다"(KBS2 '밥상의 신'(2014))며 교도소 수감 기억을 직접 언급해 '셀프 디스'하는가 하면, 계속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쉬면 사업할까봐"(Mnet '비틀즈코드'(2013))라며 아픈 기억을 직접 끄집어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그는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A급 MC들이 지상파 프로그램의 진행만 맡으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 동안 과감히 케이블과 종편 등 비지상파 방송까지 활발히 출연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 개척해 냈다.
예능 관계자들은 신동엽의 대체할 수 있는 예능인의 등장은 한 동안 나오기 힘들거라 입을 모은다. 타고난 19금 예능인의 피와 24년간 온갖 풍파를 겪고 온몸으로 체득한 경험들의 어우러진 그의 개그감을 쉽게 이겨낼 신생 예능인의 등장이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대한민국 예능계의 유일무일한 음란서생 동엽신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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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원 기자 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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