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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中'복면가왕'서 가면 벗었다 '대륙 울린 자기고백'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5-09-21 17:26


김경호 중국판 복면가왕 한국가수 첫 도전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가수 김경호가 중국판 '복면가왕' 에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도전했다.

장쑤위성TV서 방송 중인 중국판 '복면가왕'인 '몽면가왕'은 지난 7월 19일 첫 방송된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인기 예능. MBC가 정식 수출을 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김경호는 지난 6일과 20일 방송에 가면을 쓰고 '최후의 무사' 닉네임으로 출연, 불꽃같은 열창으로 '한국 록스타'의 진면목을 보여줘 중국 음악 전문가들과 시청자들을 놀래켰다.

세 번의 경연을 통해 능수능란한 한국 락 가수의 존재감을 알렸지만, 가왕 진출전 문턱인 3R에서 아쉽게도 도전을 멈춰야 했다.

김경호는 1R에서 중국 최고 인기 록가수 왕펑(汪峰)의 '존재(存在)'를 불러 152대 134로 18표 차이로 상대 가수를 누르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1R를 본 중국 심사위원들은 "한국이나 일본 가수인 것 같다", "그의 목소리에 록정신이 들어있다", "아마추어가 아니다. 오랜 연습으로 다져진 창법" "마이크 떨어뜨려 받는 퍼포먼스가 능란하다. 라이브 공연을 주로 하는 사람" 등의 추측을 내놓으며 그를 궁금해했다.

특히 중국 국민가수 쑨난은 "한국가수인 것 같다. 더 원 이라는 한국 가수의 음을 내는 창법과 비슷하다. 한국 가수가 아니면 내가 가요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2R 선곡은 스콜피언스의 'Still loving you'. 김경호는 또 한번 열창했지만, 3명의 진출자 중 80표를 얻어 3위로 우승하지 못했다. 우승하지 못한 김경호는 가면을 벗지 않았다. 방청객 300명과 심사위원단이 "벗으라"고 연호했지만 고개를 가로저은 뒤 "Rock will never die"라는 구호를 외치고 무대를 떠났다. 청중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김경호 '몽면가왕'

중국의 '복면가왕'은 탈락자가 가면을 벗는 한국과 달리 우승자가 가면을 빨리 벗는 콘셉트다. 또한 매 경연마다 8명의 새로운 출연자를 만날 수 있는 한국의 '복면가왕'과 달리 매회 6명의 출연자가 토너먼트를 치르고, 2라운드에 진출한 3명의 참가자 중 투표 결과로 우승자를 뽑는다. 최종 우승 1명의 가면이 벗겨진 뒤 다음 회에 새로운 참가자가 더해진다. 탈락한 참가자는 가면을 벗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날 가면을 벗지 않은 김경호는 20일 방송에 다시 출연해 3R 도전곡으로 Journey 'Seperate Ways'를 열창했다. 한국보다 어설픈 가면 때문에 헤드뱅잉을 하기도 어렵고 '나는 가수다'를 섞은 콘셉트로 경연의 무게가 더해져 긴장감이 감도는 낯선 무대였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였다.

김경호는 노래 말미 드디어 가면을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 무대가 끝난 뒤 김경호는 "저는 '최후의 무사' 김경호다. 한국에서는 21년차 록가수이지만 중국에서는 신인과 다름없다"며 "한국에서 누린 인기와 사랑을 뒤로하고 새로운 곳에 도전할 수 있을 지 막막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은 아이돌 중심이고, 많은 분들에게 록 장르는 잊혀지고 있다"며 "록은 제 인생의 모든 것이다. 록을 대신해 무대에서 소리치는 것은 제 삶의 이유고 사명이기도 하다"고 록장르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현재 저는 이미 젊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언제까지 록을 할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그는 "이것 만은 알수 있다. 만약 내가 록을 포기하게 된다면 21년간 쏟았던 제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Rock will never die'(록은 죽지 않는다)라고 소리쳤다.

김경호의 잔잔한 고백과 힘찬 구호는 청중의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받았다.

김경호는 이 무대를 끝으로 최종 가왕전 목전서 탈락했지만, 중국 가요 전문가들의 호평이 눈길을 끈다.


김경호 '몽면가왕'서 가면 벗은 모습
가면을 쓴 중국 가요 전문가는 "김경호 씨는 아주 훌륭한 가수다. 그의 목소리는 아시아에서 흔히 볼수 없는 '록목소리'이다. 힘도 힘이지만 날카롭기도 하다. 음 또한 굉장히 높다. 젊었을šœ 김경호씨는 고음C, 심지어 고음D까지 소화했다. 파바로티의 음을 소화했다. 아주 훌륭하다고 말하고싶다. 방금 전 김경호 씨가 말씀하셨다.현재의 한국가요계는 아이돌이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 락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고 있다. 중국도 그렇다. 그리고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도 많고 락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중국에는 락음악을 알릴 기회가 많다. 중국에 온것을 환영한다. 중국의 락시장은 당신이 계속 개척해나갈수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전에 김경호 씨의 음악 작품을 들어본적 없다. 이번 기회를 빌어 들어보니 상쾌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오늘 집에 가면 우리 집 음향기기로 많이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번째 평론가는 "이 노래는 미국의 밴드 journey가 부른 노래다. 김경호 씨는 우리로 하여금 갑자기 락의 시대 7,80년대로 되돌아가게 한 기분이다. 아주 좋았다. 하지만 그들과 창법이 틀린것 같다. 김경호 씨는 전음(떨리는 음)을 썼다. 이런 창법은 아주 어려운것이다. 하지만 김경호씨는 충분히 잘하셨고 즐기는 분위기였다"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경호는 한국 최고 인기예능 '복면가왕'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몸매와 머리카락만 보고도 들통날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도전은 뜻밖에도 중국에서 전해졌다. '록 전파자' 김경호의 글로벌 진출은 이제 첫 발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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