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과하면 끝일까.
최민수가 사과했다. 최민수는 19일 KBS2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촬영 도중 컨셉트를 상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생기자 외주 제작사 PD에게 불만을 드러낸 뒤 폭행했다. 해당 PD는 폭행당한 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다행히 큰 이상이 없어 귀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최민수는 제작진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제작진에서는 '가벼운 신체 접촉', 최민수의 '진심 어린 사과'라는 등의 표현을 쓰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하고 있다. 물론 최민수를 버리고 가기엔 이홍기(FT아일랜드)와 최민수의 케미, 존재감은 무시하지 못한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 바로 이들 커플이기 때문. 그렇다고는 해도 폭행은 이렇게 단순하게 묻고 갈 문제는 아니다. 누구나 의견 차이로 언쟁을 벌일 순 있다. 하지만 이를 참지 못하고 주먹부터 날렸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진심 어린 사과'도 크게 홍보할만한 문구는 아니다. 누구나 잘못을 했으면 사과하는 게 당연하다. 하다 못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미취학 아동들에게도 '친구를 때리면 나쁜 행동'이라고 가르치는 마당에 다 큰 어른이 주먹질을 하고 사과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더욱이 최민수는 존재감 있는 연예인이다. 연예인이 공인인가 아닌가를 놓고는 의견 차이가 있지만, 연예인이란 직업이 분명 사회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기 감정 하나 조절하지 못하고, 싸움부터 걸었다는 건 쉽게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다. 시청자들 역시 '아이들도 같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보기 불편하다', '가벼운 신체 접촉? 그럼 PD도 최민수에게 가벼운 신체접촉 하길' 이라는 등 쓴소리를 내고 있다.
또 '나를 돌아봐' 방송 컨셉트만 봐도 그렇다. '나를 돌아봐'는 이제까지 나의 행동을 돌아보는 역지사지 프로그램이다. 정말 프로그램 컨셉트에 맞는 사람이라면, 과거 노인 폭행 논란으로 산 속 생활까지 했던 과거를 돌이켜 보고 좀더 참을성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나를 돌아봐'는 시작부터 시끄러웠던 프로그램이다. 조영남의 제작발표회 현장 이탈과 하차 선언 번복, 김수미의 하차선언 번복으로 논란의 연속이었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민폐를 끼친 셈이다. 그런 점을 고려했더라면, 제작진도 이번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했어야 할 필요가 있다.
모 방송사 관계자는 "사실 최민수의 성격을 볼 때 '터질 게 터졌구나'라는 말도 나온다. 담당PD 입장에서 자기 기분에 안 맞춰줬다고 사람들 앞에서 맞은 셈인데, 프로그램을 생각해 최민수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화해했다고 하더라도 쉽게 앙금이 풀리겠나. 시청자들 보기에도 민망하다. 출연자의 PD 폭행이라면 역대급 사건인데, 이런 역대급 사건이 벌써 세번이나 벌어진 셈이다. 이쯤되면 최민수의 하차 여부를 떠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과연 공영 방송 KBS에서 전국민적 논란을 세 번이나 야기한 프로그램을 계속 끌고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도 사실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