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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막장이라고 하기에도 아깝다.
하지만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만남이었을까. 청춘들이 '출생의 비밀'과 '복수'를 만나자마자 극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악인은 뻔뻔하고, 선한 이들은 멍청할 정도로 허술해 매번 뻔한 속임수에 당하지만 결국엔 모두의 도움을 받아 복수에 성공한다는 뻔하고 식상한,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전개로 흘러갔다. 그렇다면 디테일이라도 살아있어야 했는데 '파랑새의 집'은 그마저도 실패했다. 핵심 증거인 녹음 파일의 행방을 그리는 장면은 질질 늘어졌고 유치할 정도로 허술했다. '막장' 타이틀을 붙여주기도 아깝다. 멜로 라인 역시 마찬가지. 어차피 해피엔딩이라면 만남과 이별을 반복할 수 없는 이유, 러브라인 형성 이유 등을 좀더 설득력있게 그렸어야 했는데 너무나 단순하게 등장 인물들의 감정선을 그려내면서 지루함만 더해줬다. '내일도 칸타빌레'에 이어 '파랭새의 집'까지, 시청자의 마음을 연타석으로 돌린 박필주 작가의 필력에 대한 쓴소리가 나온 것도 당연지사. 시청률 역시 KBS 주말극이 지켜왔던 30% 고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그나마 '파랑새의 집'을 지켜낸 건 배우들이었다. 채수빈과 경수진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었기 때문. 채수빈은 첫 주연작이었지만 신선한 매력으로 어필했고, 경수진은 '포스트 손예진' 타이틀을 깨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캐릭터가 산으로 갔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두 배우는 끝까지 자신이 맡은 몫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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