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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가 왜 로맨스 사극 전문 배우라 불리는지 궁금하다면 MBC '밤을 걷는 선비'를 보면 될 듯싶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단숨에 알게 될 테니까.
수향은 성열이 위험에 빠질까 걱정돼 양선에게 괴한을 붙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성열은 수향을 향해 "더 큰 마음을 바란다면 내 곁을 떠나라"고 모진 말을 건넸다. 미안함을 숨긴 채 위악적인 말을 뱉어버린 성열의 차가운 모습은 조선판 '나쁜 남자', '옴므파탈'이라 부를 만했다.
정현세자 비망록을 찾았다는 소식에 거리로 나온 성열은 120년 전 자신을 살리고 숨을 거둔 명희와 똑같이 생긴 여인을 만났다. 이름을 부르며 그를 끌어안는 애절한 모습에서 이준기표 로맨스가 절정에 달했다.
이준기는 제각각 다른 3색 로맨스 연기로 70분을 장악했다. 뱀파이어라는 낯선 소재도 이준기의 로맨스 연기와 만나자 시너지를 일으켰다. 로맨스에 동력으로 작용하는 비극성이 강해졌고, 덕분에 애틋함이 증폭됐다. 드라마는 이제 막 첫 발을 뗀 참이지만, 이준기의 로맨스 연기는 벌써 물이 올랐다. '밤을 걷는 선비'가 이준기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기대감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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