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게임 광고와 모델, "단박에 각인시켜라!"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6-22 10:01







'단박에 각인시켜라!'

광고는 최근 경제 트렌드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가장 경쟁이 심한 곳은 단연 모바일게임 산업계라 할 수 있다. 엄청난 물량공세는 물론 다양한 수단으로 유저 끌어들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올 1분기 모바일게임의 TV광고 액수는 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해 11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온라인게임이 함께 즐기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중요하고, 게임 수명이 상당히 긴 것과 비교해 모바일게임은 상당히 다르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초반 승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수백여개의 인기작들이 서비스가 되고 있고 하루에도 수십여개의 신작이 나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초반에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금세 잊혀지지 때문이다.

마케팅 이슈가 어느 장르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게임사들은 광고 물량을 집중하거나 유명 홍보모델을 쓰고, 짧은 시간에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인기스타를 기용해 단순히 게임명을 알리는데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디어로 단박에 게임의 특징을 유저들에게 각인시키려 하고 있다. '모델을 보면 게임이 보인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캐릭터, 직접 플레이 하도록 유혹해라

사실 모바일게임의 광고 경쟁은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이 전략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이 촉발시켰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국내에서만 200억원이 넘는 광고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은 몰라도 이 게임의 광고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는 슈퍼셀의 글로벌 전략이기도 하다. 본사뿐 아니라 지사에도 별다른 홍보조직이 없는 슈퍼셀은 마케팅 예산을 대부분 광고에만 쏟아붓고 있다. 이 덕분에 20위권에 머물던 '클래시 오브 클랜'은 단기간에 최대 매출 1위에 올랐고, 이 자리를 상당기간 지켜내기도 했다. 한동안 물량공세를 멈췄던 슈퍼셀은 '레이븐'과 '뮤오리진' 등에 매출 선두 자리를 뺏기자 최근 광고를 재개하며 탈환을 노리고 있다.

광고에 유명 영화배우 리암 니슨을 내세워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클래시 오브 클랜'의 모델은 게임내 캐릭터들이다. 게임의 여러 상황들을 친근한 애니메이션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캐릭터의 특징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광고를 통해 친숙해진 캐릭터나 전투 상황을 직접 플레이해보라는 의도이기도 하다.

이는 중국에서 최고 인기작이었고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탑오브탱커'가 물려받았다. 타우린과 귀엽소, 록타 등 3개의 게임 캐릭터가 홍보모델로 활용됐다. '애정어린 터치가 필요하다'며 이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년간 장수하고 있는 '모두의마블',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은 '서머너즈워'나 '별이되어라!' 등의 광고에서도 캐릭터들이 게임에서 활약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직접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스타, 핵심을 각인시켜라

이번달 출시된 넷마블의 '다함께 차차차2'에는 축구 부자인 차범근 전 감독과 아들 차두리가 나온다. 넷마블의 히트작 '다함께 차차차'의 후속작으로 1대1 대전뿐 아니라 4인까지의 유저와 대결을 펼칠 수 있다. 이들 부자의 이름에서 자연스레 '차차차'가 유추되는 동시에 스피드와 힘으로 대별되는 차두리의 이미지를 런닝게임과 연결시키며 재미를 주고 있다.

퍼즐게임 '캔디크러쉬소다'는 게임과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각계각층의 모델을 다수 기용, 다양한 재미를 어필하고 있다. 바둑기사 조훈현이 마치 바둑의 돌을 놓듯 진지하게 퍼즐 조각을 움직이는가 하면 발레리나 강수진이 게임을 발레작품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 광고는 지난 5월 '이달의 광고'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어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멤버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이 참여, 광고제작에 참여하는 미션에 도전하고 투표를 통해 최고의 광고를 뽑는 포맷을 그대로 차용할 예정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최고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이븐'의 경우 차승원과 유인나가 모델로 나서고 있다. 요즘 대세남으로 통하는 예능계 스타 차승원을 활용한 전형적인 스타 마케팅으로 볼 수 있지만, 이 게임의 가장 핵심적인 무기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직접 들고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설정으로 액션 RPG의 특징을 전달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18일 '크로노블레이드'를 출시하며 배우 하정우를 홍보모델로 기용했다. 이 게임이 '디아블로'와 'GTA' 등 세계적인 히트작을 만든 개발자들이 선보이는 대작 액션 RPG라는 점을 감안, 하정우의 진중한 이미지로 게임 특징을 전달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반대로 웹젠은 '뮤 오리진'에 예능 대세로 꼽히는 강균성을 모델로 투입, 코믹한 이미지를 통해 너무 무거울 수 있는 게임의 특징을 어필하고 있다.

이밖에 파티게임즈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아이러브파스타'에 요즘 음식방송에서 이름을 알린 최현석 셰프를 기용했다. 모델의 캐릭터가 게임내에 등장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맡고 있는 레스토랑의 레시피를 게임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게임 전문가들은 "모바일게임은 워낙 신작 경쟁이 치열한데다, 몇몇 게임사들이 효과를 제대로 본 영향이 크다. 또 적절한 홍보모델로 게임의 특징을 잘 설명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광고나 모델만 화제가 되고 게임은 잊혀질 위험성도 있다. 반드시 게임성이 뒷받침 돼야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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