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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 서울 촬영 비하인드, 족발집 간판 크게 나온 이유 알아?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4-28 13:00


'헐크' 마크 러팔로, '캡틴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조스 웨던 감독,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헬렌조' 수현.(왼쪽부터)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지난 27일까지 373만977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400만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어벤져스2'가 이같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물론 마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지만, 대한민국의 서울이 등장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는 어떻게 그려질까 하는 궁금증이 '어벤져스2'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 그렇다면 '어벤져스2'의 서울 촬영은 어떻게 진행된 것일까.

많은 이들은 '마블 스튜디오'가 영화진흥위원회의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그러니까 한국 촬영 제작비의 30%를 환급받기 위해 서울 촬영을 진행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부수적인 조건에 불과했다. 다른 나라에도 이같은 인센티브 제도는 많이 있다. 하지만 굳이 서울을 택한 것은 연출을 맡은 조스 웨던 감독의 선택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웨던 감독은 강남역의 젊고 열정적인 분위기에 반했다. '어벤져스2'의 한국 측 관계자는 "웨던 감독이 지난 2013년 11월 로케이션 헌팅차 서울을 비밀리에 방문했을 때 강남역에 가보곤 완전히 반했던 것 같다. 화려하고 이국적인 분위기 그리고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광경을 보고 놀라기까지 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촬영 전 웨던 감독은 서울에 대해 "최첨단 기술과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최적의 촬영지다. 멋진 영화 나올 것 같다"고 기대감은 나타내기도 했다.


'어벤져스2'를 보면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강남역을 이리저리 질주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여기서 도로에 떨어진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주으며 "남자들 뒤처리는 늘 내몫이네"라는 대사가 예고편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 이 신에서 강남역의 한 족발집 간판이 대문짝만하게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워낙 눈에 띄게 등장해 관객들 사이에서는 "서울신에서는 족발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족발집이 '어벤져스2'에 PPL을 한 건가"라는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장면 역시 웨던 감독이 먼저 촬영 장소를 확인했다. 물론 족발을 먹은 것은 아니다. 이 관계자는 "웨던 감독이 족발집 근처의 돈가스 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거리인 강남역을 돌아봤다. 그래서 요한슨이 그 길을 지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서울이 '어벤져스2'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헬렌 조 역을 맡은 배우 수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웨던 감독 뿐만 아니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까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팬들의 열기에 정말 감동을 많이 했다. 다우니 주니어는 눈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고 에반스와 러팔로는 열광적인 분위기에 놀라면서도 즐거워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첼 벨 마블 스튜디오 부사장은 지난 해 초 서울을 방문해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영원히 자랑스러워하실 멋진 영화를 제작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약속은 감독과 배우들의 서울 사랑으로 인해 어느 정도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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