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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일단 박진영의 이번 앨범은 출발부터 심상치 않다. 12일 발표한 '어머님이 누구니(Who's your mama?)'는 13일 오전 8시 현재 멜론, 엠넷, 벅스, 올레뮤직, 지니, 네이버 뮤직, 다음, 소리바다, 몽키3, 주요 9개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뮤직비디오는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공개 하루만에 유튜브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어머님이 누구니'는 허리 24인치, 힙이 34인치인 여자에 대한 찬양을 담은 곡으로 듣자마자 중독성 넘치는 가사와 일렉트로닉 소울, 범상치 않는 제목, 퍼포먼스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뮤직비디오 영상은 위트감 넘치는 표정과 섹시한 눈빛, 몸짓 등 다양한 볼거리로 '역시 박진영이다'라는 찬양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프로듀서 다운 폭발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것처럼 대내외적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가요 관계자들은 박진영이 신곡을 발표한 것 자체에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박진영이 이끌고 있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는 불과 2주일 전에 에이스라 할 수 있는 미쓰에이의 신곡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1년 5개월 만에 컴백한 미쓰에이는 수지의 열애에도 불구하고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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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에 이번 박진영의 컴백 타이밍은 절묘하다못해 오묘했다. 아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전력이 분산되면서 엑소와의 전쟁에서 한수 우위를 점하고자 했던 미쓰에이의 희망은 '소속사 사장님'에 의해 제대로 찬물이 끼얹져진 격이 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진영의 신곡 발표를 두고 '선후배 가수의 선의의 경쟁'인지 아니면 '가수 박진영의 이기적 선택'인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박진영의 선택을 존중하는 쪽은 "박진영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기 이전에 가수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시기에 자신의 노래를 발표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박진영이 이기적이라는 입장에서는 "지금은 가수 박진영 보다는 JYP의 수장 박진영이 더욱 앞서야 할 때다. '어머님이 누구니' 정도의 노래라면 굳이 지금 이 시기에 발표를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쓰에이 멤버들도 박진영의 1위 등극을 축하하면서도 서운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페이는 "이거 저희 웃어야 될까요? 울어야 될까요?"라며 지금의 상황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뒤 "ㅋㅋㅋ 축하해요"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수지 역시 "사장님 나빠요"라는 글로 1위를 빼앗긴 것에 대한 서운함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페이의 글에 박진영은 "앗 그게...그러니가...음..금방 다시 내려갈꺼야 ^^"라며 미안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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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회사의 공식발표는 없었으나, 가요계에서 돌고있는 말에 따르면 박진영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이 노래는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안된다'고 주장했기 때문.
신곡 발표 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노래는 대박이 터져도 문제고, 실패를 해도 문제라는 의견이 대다수 였다.
그도 그럴것이 대박이 터질 경우 박진영은 앞으로 더욱 가수 박진영으로서의 활동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총매출에서 FNC엔터테인먼트에 밀리며 업계 3위 자리까지 내준 JYP엔터테인먼트의 위기 극복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박진영이 가지고 있는 히트곡 제조 능력은 후배 가수들을 통해 발휘될 때 더 큰 결과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머님이 누구니'가 실패를 했을 경우에는 가수 박진영을 넘어서 프로듀서 박진영의 능력에 대한 의심으로 연결돼 JYP엔터테인먼트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었다.
다행히 이번 신곡은 '대박'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계자들 모두가 즐거운 상황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박진영은 분명 '한국의 마이클 잭슨'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트렌드를 창조하고 이끄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딴따라' 박진영의 개성과 감, 끼에 대해 감히 누가 이견을 제시할 수 있을까. 그러나 때로는 자신의 낯다는 소속사 가수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성숙함, 회사 전체의 매출을 고려하는 냉철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해 보인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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