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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상회' 박근형 "(백)일섭이와는 형제인줄 알아요...하하"(인터뷰)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4-08 16:46 | 최종수정 2015-04-09 07:55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아무리 '장르 파괴'의 시대라지만 그처럼 예능 드라마 스크린 등 서로 다른 장르를 종횡무진 누비며 활동하는 이도 드물다. 그것도 일흔을 넘긴 나이에 말이다. 박근형은 MBC 드라마 '전설의 마녀' 종영 후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에 출연중이다. 그리고 영화 '장수상회'의 개봉(9일)을 앞두고 있다. 요즘 잘나가는 한류스타 못지않은 활동량이다.

"나도 깜짝 놀랐어요. 70대에 영화 주연이라니….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영화도 상업성이 짙어지면서 젊은 사람들만 쓰려고 하는 경향이 많아졌잖아요. 그래서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누구한테 뺏길까봐 꽁꽁 싸매고 있었지.(웃음)"

박근형은 '장수상회'를 하면서 "연극 연기를 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추적자'때 그랬고 이번에 그랬어요. 먼저 어느 한 인물을 표현할 때 그가 겪는 과정에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생각하면서 연기 플랜을 세워 인물을 만들어나가는 거지. 그런데 스케줄에 쫓기는 드라마를 계속 하다보니까 연극 했던 시절을 잊어버렸던 것 같아요. 순발력이 중요했거든. 그러다 이번 작품에서 다시 돌아보게 된 거지."

1958년에 연극을 처음 시작한 박근형은 국립극단 단원으로 있다가 TV로 무대를 옮겼다. 그리고 1968년에는 충무로까지 진출해 대종상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사실 대학 때는 배우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연출로 방향을 바꿨어요. 조연출로 있었는데 주연배우가 계속 연습에 안나오는 거야. 교수님이 나더라 '네가 해보라'고 해서 다시 하게 됐지.(웃음)"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장수상회'에는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중인 '절친' 백일섭이 카메오로 출연해줬다. "뭐 이 동네 사람들은 (백)일섭이랑 내가 형제인 줄 알아요. 워낙 젊었을 때부터 붙어다닌데다 아버지 어머니까지 서로 다 아는 사이니까. 그런데 일섭이가 출연하는 걸 나한테 촬영 3일전에 스태프가 알려주더라고요. 깜짝 놀랐지. 카메오였지만 강제규 감독이 진정성을 가지고 얘기를 한 모양이야.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원래 내가 밤 12시가 넘어가면 눈이 충혈되서 밤 촬영을 잘 못하는데 그 날은 새벽 2시까지 웃으면서 찍었어요."

배우 중 큰 어른답게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90년대 트렌디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가족 드라마가 파괴된 것 같아요. 가족 관계도 희미해지고 두 주인공만 따라가는 그런 드라마만 나오게 된 거지. 일본 쪽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 그래서 나이든 배우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게 아쉽죠. '유나의 거리'나 '미생' '장수상회' 같은 작품들은 우리 얘기거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룬 거니까. 그런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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