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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왜 '가족'에 꽂혔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4-02 15:16



KBS는 왜 가족극에 집중하는 걸까.

최근 KBS드라마는 '가족'에 꽂혔다. '가족끼리 왜이래', '파랑새의 집', '착하지 않은 여자들', '오늘부터 사랑해' 등 가족극을 줄줄이 방송하고 있다. 애초 가족극이 강세였던 주말극은 그렇다 하더라도 미니시리즈가 주로 편성되던 수목 골든타임에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편성한다거나 '막장 드라마'로 점철된 일일극 시장에 '오늘부터 사랑해'를 내놓은 건 이색적인 행보다. 왜 KBS는 '가족'에 눈을 돌렸을까.

우선 결과가 좋다. '가족끼리 왜이래'는 폭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막을 내렸고 후속으로 선보인 '파랑새의 집'도 잔잔한 감동을 주며 선전하고 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위 자리를 탈환, 저력을 보여줬다. 이쯤되면 KBS의 과감한 편성이 '신의 한 수'였다고도 보인다. 이런 성적은 트렌드 변화를 제대로 짚어낸 결과다. 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스퀘어 주니퍼홀에서 열린 '오늘부터 사랑해'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최지영PD는 "나는 연출자보다 기획자로 생활을 오래했다. 10년 가까이 생활해왔고 연속극보다 미니시리즈나 수목극을 많이 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가족 테마를 10년 만에 연출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방송 트렌드가 가족 쪽으로 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까지 장르물이 한번 휩쓸고 갔다. '가족끼리 왜이래', '착하지 않은 여자들' 등 시청자의 호응과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작품이 따뜻한 가족 이야기로 모아지는 것 같다. 현재 사회가 경제가 어렵고 삶이 각박하다 보니까 안식처를 가족에서 찾지 않나, 홈베이스로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부터 사랑해'를 통해 가족 이야기를 해보자 생각했다. 드라마 제작사나 PD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앞으로 KBS 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도 가족을 테마로 한 작품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보현 KBS 드라마 국장은 "봄 햇살처럼 따스한 드라마가 찾아간다. 저녁 일일극은 막장으로 도배되다싶이 하는데 우리는 '달콤한 비밀'부터 차별화를 두고 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합쳐 건강한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달콤의 비밀'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이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최지영PD와 최민기 작가, 이렇게 연속극에 경험이 많은 두 제작진을 붙였다"고 말했다.

안내상은 "자극적이면 관심갖고 보겠지만 일회성이라 생각한다. 드라마에는 사회적 책임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도 그런 공간 속에서 연기하고 사랑받는 걸 원하지 악쓰고 소리지르는 걸로 나를 보고 연기 잘한다고 하는 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보는 가족 드라마인 만큼 적절하게 해야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나. 그런 실험이 꾸준히 이어졌을 때 우리나라 드라마가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 싶다. 그런 시도로 '오늘부터 사랑해'가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사랑해'는 입양과 파양, 재입양의 과정 끝에 북촌 종가 동락당의 가족이 된 윤승혜(임세미)와 의사출신 파티쉐 강도진(박진우)의 결혼기를 그린 가족 드라마다. 임세미 박진우 김용림 김병세 안내상 이응경 김서라 조희봉 조은숙 추소영 등이 출연하며 '달콤한 비밀' 후속으로 6일 오후 7시 50분 첫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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