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굵고 짧은 한 판, 하지만 깊이가 부족하다. '파이러츠'

이덕규 기자

기사입력 2015-03-23 16:08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액션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MOBA) 파이러츠 온라인이 정식서비스를 앞두고 프리시즌에 돌입했다. 여타 MOBA와 다르게 전투까지의 과정을 최소화 해 바로 교전을 벌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랜 개발기간을 거쳐 드디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파이러츠는 어떤 게임이었는지 체험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게임의 배경이다. '파이러츠(Pirates, 해적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올 법한 모습들을 그대로 게임에 구현했다. 주인공인 해적들과 그에 대항하는 해군, 그리고 신대륙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이 플레이어블 캐릭터다.

사전 지식은 필요 없다. 오로지 전투!

MOBA 장르의 게임들은 어렵다. 게임 초반에 배워야 하는 규칙이나 복잡한 컨트롤이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이러츠는 초반에 미니언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라인 견제 등 다른 MOBA에서는 당연했던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만 하면 된다. 장착 아이템도 없어 수많은 아이템들에 대한 지식도 필요 없다.


게임이 시작되면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바로 교전!


또한, 게임 내의 모든 지형 요소가 적을 방어하거나 적진을 공격하는 데만 쓰인다. 대포나 전차, 기관총, 전함, 함정 등은 누구라도 딱 보면 알 수 있는 공격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토템을 방어하는 몬스터인 '거미'도 토템 방어에만 특화된 모습이다. 캐릭터의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이런 지형 요소를 잘 활용하는 것이 파이러츠 전략의 핵심이다.


이런 시설들이 맵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잘 활용하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아이템이 없는 만큼 캐릭터의 레벨이 강함의 척도가 된다. 레벨을 올려서 얻는 포인트로 무기 레벨,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있으니 더욱 중요하다. 레벨을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막 싸우면 되는 거다. 경험치는 적과의 교전, 적이 죽을 때 떨어뜨리는 금화 습득, 죽은 적에게 '도발'을 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다. 전투에 이탈해도 어느 정도 경험치를 얻을 수 있지만, 직접 참여하는 것보다 미미하다.


이처럼 파이러츠는 여러 요소들을 통해 유저를 자연스레 교전으로 이끌어낸다. 여러 가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싸우기만 할 수 있다는 것이 파이러츠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전투의 상쾌함을 더해주는 WASD 컨트롤과 로프 액션

파이러츠의 조작은 상쾌하다. FPS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WASD + 마우스 컨트롤이 쓰이기 때문이다. 다른 MOBA에서는 고난도 기술인 '무빙샷'도 파이러츠에서는 누구라도 쓸 수 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전장을 방방 뛰어다니며 칼로 베고 총을 갈겨대는 해적이 된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로프 액션은 독특하다. 특정 장소에 로프를 걸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맵 곳곳에 있는 로프를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꿰고 있다가, 적을 유인해 현란한 로프 액션으로 유린하는 맛은 특별하다.



캐릭터의 기본 조작법. RTS형식과 같은 명령을 내리는게 아닌 직접 조작이다.

로프 액션은 잘 쓰면 맵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단순하고 명확한 재미 요소, 하지만 깊이가 부족하다.

하지만 파이러츠의 전투를 실제로 접해보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광고에서 봤던 '속도감'을 기대했던 유저라면 캐릭터의 이동 속도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길고 마나 소모도 크기 때문에 틈을 보아 스킬을 퍼붓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교한 컨트롤, 적을 단숨에 죽이는 스킬 콤보는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전투가 스킬 한 번, 특수 장비 한번 쓰고 나면 상대적으로 약한 총, 칼만 쓰다 보니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속시간도 짧고, 써보면 그리 좋은 버프스킬이 아니다. 그럼에도 마나소모가 매우 크고 재사용 대시기간도 매우 길다.


역전이 나오기 힘든 게임 흐름도 한 몫 한다. 한 번 밀리면 끝까지 밀린다. 다른 MOBA게임에는 한참을 밀리다가도 특별한 효과를 주는 몬스터를 잡고 모든 캐릭터가 한 곳에 모여 싸우는 '한타'에서 이겨 역전하는 장면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파이러츠는 8:8 전투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중요도가 낮은데다, 8:8 대형 전투가 이뤄지는 일도 거의 없다. 캐릭터의 성장 요소가 레벨 밖에 없고, 레벨 차이에 따른 능력 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역전은 더더욱 어렵다. 전함, 대포가 이런 레벨차를 무시하고 역전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이기고 있는 쪽이 모두 차지해버리면 답이 없다.

플레이 타임이 짧아서 그런 것도 있다지만, MOBA에서는 '불특정 요소로 인한 역전'도 재미 요소로 손꼽히는 만큼 어느 정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한 위력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는 전함. 하지만 이기는 쪽이 잡으면...


가볍게 한판 어때?

그래도 오로지 전투만 하면 된다는 점은 상당한 강점이다. '초반 파밍은 어떻게 하고 장비는 어떻게 맞추고 스킬은 어떻게 올려야 한다.' 이런 거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플레이 타임도 짧다. MOBA 장르를 좋아하지만 입문하지 못했던 유저나 MOBA를 하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유저라면 파이러츠가 제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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