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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기 예능프로 '해피선데이 - 1박2일 시즌3'가 음주 산행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이 편집되지 않은채 전파를 타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비판적 시청자들은 '음주 산행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한잔을 마시다보면 여러잔이 될 수 있다. 특히 아직 위험한 봄철 산행에 자제돼야 할 음주 산행 장면이 공중파 방송에서 전파를 타는 건 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산행 중 과음은 안되지만 단지 목을 축일 정도였다. 이 정도를 문제 삼는 건 지나치다'고 옹호론을 펼쳤다. 이들은 '막걸리 한병으로 여러명이 목 축이는 정도로 마시는 건 등산에서 일상적 모습이다. 리얼 예능에서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사전에 준비한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한잔씩 하게 된 것이다. 불편하게 보신 시청자분들께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실제 산을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은 갈증을 달랠 겸 한잔씩 한다. 대부분 큰 문제의식 없이 하는 행동. 하지만 썩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이 공중파 전파를 타는 건 별개의 문제다. 공공기관에서는 음주 산행 자제 캠페인을 하고 있는 상황. '안전 문제'는 보수적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음주산행은 분명 안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100% 통제할 수 없는 리얼 예능의 특성상 배낭에서 막걸리가 우연찮게 발견되고 멤버끼리 나눠먹는 것까지야 어쩌겠는가. 단, 가급적 자제돼야 할 관행이므로 실제 방송에서는 아깝더라도 편집 과정에서 눈 딱 감고 삭제하는 편이 바람직 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분명 있다. '사실 리얼 예능이란게 이것 빼고 저것 빼면 진짜 모습은 언제 보여줄 수 있느냐. 리얼예능을 표방하면서 자칫 기획예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항변할 수 있다. 실제 리얼 예능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날것'이 던지는 예측불가의 신선함 덕분이기도 하다. 프로그램 존폐가 걸린 무한 시청률 경쟁 속에서 일선 PD들은 소위 'FM'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만은 없는 것도 현실이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강민경이 깜짝 출연한 '1박2일'은 '재미 있었다'는 호평 속에 지난 주보다 2.1% 오른 14.4%(수도권 14.6%)의 높은 시청률로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이번 논란은 아주 사소한 문제로 시작됐다. 하지만 어쩌면 그 발단이 너무나도 사소했기에 역으로 일선 PD들에게는 더 '큰 숙제'를 던지게 될지 모른다. 프로그램의 '대중성'과 '사회적 책임'의 경계선상에 선 예능프로 제작진으로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