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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 개봉해 압도적인 스코어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전세계 56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19금' 영화 이야기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하 그림자)는 이같은 스코어로 한국에 상륙해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이쯤되면 우리나라에도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이런 느낌의 소설이 한 때 유행한 적이 했다. 바로 '귀여니'열풍이었다. 말하자면 '그림자'는 미국판 '귀여니'소설 급이다. 우리나라도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 귀여니 소설이 영화화된 바 있다. 팬픽 영화계에서는 우리나라가 한발 앞서간 셈이다. 성적 수위는 꽤 높다. 노골적이고 가학적인 성애묘사로 '엄마들의 포르노(Mommy Porn)'라는 별칭을 얻을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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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의견도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북미 지역에서 개봉 전 '그림자'의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로맨스를 부각시키는 예고편에 비해 꽤 많은 분량이 성행위 장면으로 채워져 있어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이들은 "가학적인 성행위가 여성폭력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며 영화에 쓸 돈을 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데 쓰자고 제안했다.
한국에서도 이같은 논란은 그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창환 씨는 "'그림자'의 세계적인 흥행은 '막장'드라마에 끌리는 심리와 다르지 않다. '욕하면서 본다'고 말하듯 본능에 충실한 작품들을 관객들이 고민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귀여니 소설이 평단의 혹평이나 '무시'를 받으면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성인 영화를 저질로 평가하면서 포장이 그럴듯 하게 잘된 할리우드 이런 영화들이 관심을 받는 것은 일종의 사대주의라고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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