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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KBS의 변신, 1020 시청층 공략 성공할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2-10 08:58



KBS가 달라졌다.

2015년 KBS가 확 달라졌다. 연이어 새로운 포맷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혁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케이블 및 종편 드라마의 선전으로 불거진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을 타개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첫번째로 새로운 시청층 확보에 힘을 기울인다. 이전까지 KBS는 중장년층이 즐겨보는 사극이나 가족극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여왔지만, 황금 시간대를 놓고 싸워야 하는 수목극 전쟁에서는 비교적 약한 모습이었다. 트렌디한 타사 작품에 젊은 시청층을 빼앗긴 것. 이에 '영(Young)한 감각'으로 무장한 드라마를 포진했다. 금요드라마 '스파이'가 그 첫 작품이다. '스파이'는 영국 가디언지가 뽑은 '2014년 당신이 놓치면 안되는 세계 드라마 6편' 중 하나로 선정됐던 이스라엘 드라마 '마이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스파이 출신 가정주부가 목숨보다 아끼는 아들을 데려오라는 임무를 받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스파이로 나선다는 내용을 그렸다. 방송 초반에 쏟아졌던 기대에 비해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퀄리티 면에서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의 지상파 드라마와는 달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피디한 전개와 쫀쫀한 대본, 긴박한 반전 드라마가 탄력을 더하고 있다는 평. 홍종구CP는 "첫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청률이라 나도 놀랐다. 보통 새로운 시간대에 새로은 장르의 작품을 하면 그런 시청률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가 거꾸로 됐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작품의 질적 가치가 높다. 현재 8부까지 방송됐는데 그 이후부터 비밀을 갖고 있던 인물들이 비밀을 털어놓고 감정적으로 부딪히기 시작할 거다. 지금부터는 자기의 목표와 감정을 끌어내고 직접 부딪히는 신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런 드라마로 전환되는 포인트다. 파트2가 시작하는 시점이다. 기대를 갖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PD들 사이에 시청률에 대한 얘기를 하지만 결론은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자기가 재밌고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열심히 만들다 보면 시청자의 반응이 오면 좋은건데 그렇지 않더라도 자기가 믿는 걸로 진정성 있게 할 수 밖에 없다. KBS가 젊은 시청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필수 노력이라 생각한다. '스파이'는 그런 노력의 시작이다. 새로운 시간대에 새로운 장르로, 그리고 50분 짜리 드라마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용도 전달하는 과정도 달라졌다. 그런 건 새로운 시도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 그 중심에 웹드라마가 있다. KBS는 '연애탐정 셜록K'와 '프린스의 왕자'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10개 정도의 웹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애탐정 셜록K'는 남장여자 연애심리 프로파일러 셜록K가 재벌 2세의 의뢰를 맡게되며 벌어지는 유쾌 심리극이다. 셜록K 역에는 한채영이, 재벌 2세 역에는 성규(인피니트), 톱스타 유라 역에는 유라(걸스데이)가 캐스팅 됐다. 3월 28일 오후 1시 30분 KBS2를 통해 첫 방송될 예정이다. '프린스의 왕자'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게임에 푹 빠진 여동생을 둔 열혈 오빠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패션왕'에서 창주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던 배우 신주환이 연출을 맡았고 임윤호 최종훈(FT아일랜드) 유나(AOA)가 출연한다. 작품은 3월 중 KBS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공개된다. 두 작품 모두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대거 기용한데다 TV가 아닌 온라인 컨텐츠에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긴 1020 시청층을 공략한다. 이를 통해 KBS는 새로운 수익 모델까지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9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KBS 웹드라마 '연애탐정 셜록K'와 '프린스의 왕자' 기자간담회에서 고찬수PD는 "KBS 플랫폼 사업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 사업 일환으로 웹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새로운 콘텐츠 소비 계층이 웹툰 혹은 웹소설 등 새로운 스타일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렇게 웹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소재는 많은데 수익모델 자체가 없어 제작이 지속가능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래서 KBS가 나서서 수익모델을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드라마와는 성격이 다르다. KBS는 장을 마련해주고 외주제작사에서 제작을 한다. KBS가 아니라 외주사 개성이 살아있는 웹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KBS의 권리보다 외주사의 권리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혁신을 통한 영역 확장에 나선 KBS. 새로운 시도가 새로운 바람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변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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