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게임 읽어주는 기자] 트리오브세이비어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5-02-02 11:52



IMC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예정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첫 번째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했습니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국내 1세대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김학규 대표의 신작으로 키보드를 사용하는 조작 시스템과 80여종이 넘는 개성 넘치는 직업군, 동화풍의 일러스트로 개발 초기부터 관심을 받아왔죠. 4일간 진행된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기자를 통해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어떤 게임인지 조금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테스트가 끝났는데, 참여해 보니 어땠어?

음,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드는 게임이었던 거 같아. 옛날 생각도 많이 났고 그렇다고 예전 게임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완전 최신 게임 느낌은 아닌. 간단히 말하면, '음...' 하다가 '아...' 하다가 '응!?' 했다가 마지막에 다시 '아...'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처음 게임을 접하면 그래픽이랑 시스템이 생갭다 최신 시스템이 아닌데, 제법 느낌은 괜찮아. 그래서 '음...'하면서 나쁘지 않은 느낌으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어. 근데, 조금 하다보면 전투가 조금 단조로운 느낌이라 '아...' 하면서 조금 실망할 수 있어.

거기서 게임을 조금 더 하면 전투 시스템에 속성을 연구하게 되고 전직에 전직을 하면서 다시 흥미로운 구간이 오게 되거든. '응!?' 하면서 조금 놀라게 된다는 거지. 게다가 맵이 무지하게 넓고 꽉 막힌 느낌의 게임은 아니야. 장점도 많이 있거든. 근데 반복 전투가 좀 필요하고 퀘스트랑 동선 정리가 많이 필요할 듯해. 그래서 마지막 느낌은 조금 밋밋하게 느껴지는 느낌적인 느낌~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하던데. 관련 기사들도 호평일색이고


리뷰야 참여한 사람의 관점에 따라 나오는 거 아니겠어. 근데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라그나로크의 추억을 가득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야. 소위 '추억 팔이'가 가능했다는 건데, 전에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 새 옷을 입고 나타나 봐, '우와~'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게 일반적이지. 게다가 4일 한정이란 버프까지. 앞으로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부분들이 많은데 좀 가려져 있고, 대신 장점들이 너무 부각된 느낌이 강해.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게임은 괜찮은거야?

아직 1차 테스트라 현재 버전만 가지고 '괜찮다' '그냥 그렇다'를 평가하기엔 이르지. 확실한 건, 과거 라그나로크에서 채용한 시스템들을 최신 시스템으로 재해석한 것들은 많아. 아마 전투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듯해. 지난 버전은 조금 단조로웠고, 노가다 구간도 있어. 전투 시스템은 국내 유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아마 다음 버전에서는 밸런스라 든지 난이도 등이 수정되어서 나올 거 같아. 블로그랑 홈페이지를 보면 벌써 다음 버전의 예고가 나오고 있어.


트리오브세이비어를 대표하는 건 직업 시스템 같은데, 맞는 거야?

'80여종의 다양한 직업이 등장하는' 뭐 이런 식의 자료가 많이 나갔지. 아직 1차 테스트라 상위 직업군의 능력들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유저들이 처음에는 무난한 선택을 많이 했어. 게다가 소드맨은 기본 공격이 광역 기술이라 가장 많이 선택한 클래스에도 꼽힐 정도였고. 나도 소드맨을 하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그럭저럭인 수준. 근데 2랭크에 양손 무기를 사용하는 '하이랜더'로 갔다가 3랭크에 창을 사용하는 '하플라이트'로 전직했는데, 일반적으로 전직하면 확~ 강해지는 느낌은 전혀 없어서 고생을 좀 했지.

일단 양손 무기를 사용하는 직업으로 전직하더라도 스킬을 배워야 양손 무기를 쓸 수 있거든. 전직 전에 사용했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긴 있는데, 대신 전용 스킬을 못 써. 그래서 내가 전직한 루트는 양손 무기를 들기도, 창을 들기도, 아직 연구가 덜 돼서 애매한 상태로 끝나버렸어. 결국 전직 개념은 캐릭터가 강해지는 느낌 보다 해당 직업의 스킬을 사용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아마 이해하기 쉬울 거야.

그럼 재미있었던 거랑 그냥 그랬던 거를 하나씩만 꼽아본다면?

음... 재미있었던 부분은 오래간만에 유저들이랑 잠깐씩 앉아서 잡담을 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랄까. 요즘 많은 온라인게임들은 사냥하기 바빠서 얘기할 시간은 거의 없고 전체 채팅창은 진흙탕인 경우도 많은데, 트리오브세이비어에서는 짬짬이 모닥불을 펴놓고 앉아서 잡담을 하게 되더라고. 전체 채팅도 분위기가 좋았어. 모닥불을 피운건 대부분 나이긴 했지만, 피탐, 엠탐이 필요할 때 모닥불의 영향으로 도란도란 대화하는 시간이 제법 있었어. '다른 직업은 괜찮냐'며 자기 직업에 밸런스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첫 테스트이다 보니 시스템이나 궁금한 점들을 공유하기도 했어.

다른 테스터들은 다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반복 사냥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구간이 있다는 부분이 제일 불만이었어. 그것도 솔로로 하면 좀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고, 대부분이 파티로 2~3시간은 해야 그 구간을 넘어갈 수 있어서 반강제 파티를 강요하는 곳이 있어. 그 전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했다면 그 때부터는 강화, 장비도 조금씩 신경써야되는데, 딱 예전 온라인게임들의 20레벨 정도의 느낌. 전직하기 전에 어려운 구간을 넣고 파티를 강요하는 거랑 비슷하지. 예전 게임의 단점을 가져온 대표적 시스템이라고 생각해.

하나만 하기는 조금 아쉬워서 각각 하나씩만 더. 라그나로크 때도 그랬지만 꾸미기 아이템들이 굉장히 다양해서 이걸 얻고 교환하는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거 같아. 정기적으로 옥션에 아이템이 올라오기도 하고 전투나 상자에서 얻은 아이템들을 마을에서 교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아쉬운 부분은 스테미너 시스템이야. 앞으로 활용성이 늘어난다 하는데 상당히 제약으로 느껴지게 될 거 같거든. 전투 템포도 많이 끊기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직은 불편한 시스템으로 생각하고 있어.

예전 게임의 느낌이 조금 난다는 건 정확히 어떤 의미야?

요즘 게임들은 퀘스트만 따라 다니면 되거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놀이공원식 퀘스트 진행 방식이라고들 하잖아. 퀘스트를 끝내면 근처의 다른 NPC가 다른 퀘스트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지.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비슷하긴 한데, 아직 1차 테스트라 그랬는지 중간 중간 이빨이 좀 빠져 있는 느낌도 있었고 무엇 보다 반복 사냥을 유도하고 있어. 예전 게임들은 대부분 이런 반복 사냥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트리오브세이비어도 완전히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비슷한 냄새는 났던 거 같아. 퀘스트 경험치를 조금 넉넉하게 주면서 3랭크 전직 부분으로 유저들을 끌고 갈 수는 있었을 텐데, 너무 빨리 반복 사냥을 강요하면 요즘 유저들은 아마 썩 좋아하지 않을 듯해.


그렇다면 트렌드에서 조금 벗어났다는 거야?

꼭 그렇지만은 않아. 퀘스트를 완료하면 백스페이스 버튼으로 한 번에 해당 NPC에게 날아갈 수 있고, 제작 시스템은 별로 등급을 보여주는 등 모바일게임이랑 최신 게임들의 장점들을 이곳저곳에서 가지고 있어. 도전과제 같은 것들을 수치화해서 전체 유저들이 경쟁할 수 있고, 직업군 유저들의 순위도 나와서 이게 의외로 경쟁심을 유도할 가능성은 있어. 지난 테스트에서 1위를 하려고 서버 종료까지 몇 명의 유저들은 쉬지 않고 레벨업을 했었거든.

테스터들이 음악 얘기도 많이 했던 것 같아

음악은 최근 온라인게임들 중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날정도야. 클라이언트 폴더에 들어가 보면 전투랑 마을 배경음악이 그대로 있어서 언제든 들을 수 있어. 인상적이었던 부분임은 확실해. 특히, 마을에서의 배경 음악이랑 전투에 돌입했을 때 나왔던 음악은 상당히 퀄리티가 좋았던 거 같아.

마지막으로 트리오브세이비어의 1차 CBT를 정리해주면 좋을 거 같아

넥슨이 지난해 깜짝 퍼블리싱을 발표한 트리오브세이비어라 많은 유저들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야. 그리고 '라그나로크'라는 DNA를 가지고 있는데,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맞고. 우선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라그나로크를 모르는 어린 유저들도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할 듯해. 지금 버전은 다소 딱딱하기도 하고 아직 덜 다듬어진 모습이 강하거든. 메이플스토리2와 앞으로도 많이 비교될 텐데, 메이플2가 잘 깎아서 다듬어진 모습으로 테스트 했다면 이번 트리오브세이비어는 유저들의 반응을 보거나 궁금했던 부분들을 확인하는 테스트의 성격이 강했던 것 같아.

장단점은 앞에서 언급했던 거처럼 예전 게임의 느낌과 요즘 게임이 공존하는 부분인데 얼마나 그 차이를 줄이고 장점을 강조할 수 있는지가 포인트로 보고 있어. 아마 이번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많은 이야기를 전달했을 테니 다음 테스트에서는 많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고. 메이플스토리2랑 같이 넥슨의 2015년 MMORPG 라인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게임이라, 무엇 보다 분위기나 게임성으로 보면 넥슨이랑 아마 잘 맞을 듯해.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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