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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영화, 뒷심부족 망령 씌였나...2월 안방, 할리우드에 내줄 판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2-02 05:40



연초부터 한국영화의 뒷심 부족현상이 심화되며 영화 관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기대를 갖고 개봉한 영화들이 개봉 2주차부터 관객들의 외면을 받으며 200만 돌파 목전에서 힘없이 물러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너는 내 운명' 박진표 감독이 연출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 '오늘의 연애'는 개봉 초기 큰 기대를 모았다. 개봉한 지 단 6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이하 영진위 통합전신망 집계) 순조로운 흥행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개봉 2주차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2주차에 접어들어 일 평균 5~6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더니 스크린 수가 줄어든 지날 달 31일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4만8000명의 관객만을 모아 누적관객수 176만 관객에 머물고 있다. 스크린수 역시 400개에 못미치며 200만 돌파도 요원한 상황이 됐다.

'강남 1970'도 초반 기세가 한풀 꺾인 형국이다. 지난 달 21일 개봉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기세로 26일까지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관객 동원력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평일 관객수가 10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말인 31일에도 16만을 모으는데 그쳐 누적관객수는 160만에 머물고 있다. 200만 관객 돌파야 무리가 없겠지만 300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 특히 '국제시장'(606개)보다 더 많은 개봉관수(691개)를 잡고 있으면서도 관객수는 '국제시장'에 못미쳤다는 점이 우려를 자아낸다.

'허삼관'은 개봉 18일 째인 31일 92만 관객에 그쳤고, 지난달 28일 개봉한 '내 심장을 쏴라'는 개봉 첫 주말을 맞았지만 30만 돌파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아직도 박스오피스에는 1250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이 윗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빅히어로'는 아이들을 위한 가족 단위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약 27만명을 모아 1위를 꿰찼다.


비수기인 2월에 접어들면서 한국영화 관객 동원력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할리우드는 '주피터 어센딩',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7번째 아들', '이미테이션 게임', '나이트 크롤러' 등 블록버스터 기대작을 줄줄이 내놓으며 극장가를 맹폭할 전망. 자칫 한국 영화가 안방을 고스란히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1월 기대작들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최근 한국 영화들이 대부분 50억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기 때문에 18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며 "첫 주는 작품과 감독, 배우에 대한 기대감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만 둘째주부터는 영화 자체의 재미와 감동이 지속 가능한 흥행세를 이끈다. 이 부분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제 2월 개봉하는 '쎄시봉'과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의 선전이 중요한 상황이 됐다. 한국 영화가 뒷심 부족의 망령에서 벗어나 다시 극장가를 장악할 수 있을까. 분수령이 될 2월 첫 주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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