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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방송평] 확 바뀐 '세바퀴',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11-30 15:32


사진제공=MBC

MBC '세바퀴'가 지난 29일 새로운 MC들과 함께 새로운 컨셉트로 돌아왔다. 프로그램의 부제는 '친구찾기'. MC와 게스트들이 퀴즈를 풀어보며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찾아본다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컨셉트에 맞게 세트는 한층 화사해졌고, 오가는 대화는 소박하지만 유쾌했다. 과거의 '세바퀴'가 잔치집처럼 왁자지껄하고 흥겨운 분위기였다면, 새로 바뀐 '세바퀴'는 마음 잘 맞는 여자 친구들의 수다를 엿듣는 듯한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부분은 MC 조합. 신동엽-김구라-이유리-서장훈-육중완으로 꾸려진 다섯 명의 MC들은 적재적소에서 개성 넘치는 활약을 펼쳤다. 신동엽은 마치 '세바퀴'를 몇 년간 진행해 온 것 같은 노련함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고, 김구라는 게스트의 특징을 콕콕 집어내 토크로 발전시켰다. 이유리는 엉뚱한 매력으로 의외의 웃음 폭탄을 터뜨리며 향후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 '건물주' 컨셉트를 갖게 된 서장훈과 소탈하고 친근한 육중완은 리얼 버라이어티 같은 생동감을 더했다.

개성 강한 다섯 MC들이 삐걱거리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데는 신동엽과 김구라, 두 베테랑의 역할이 컸다. 아직은 순발력이 부족한 이유리를 챙기면서도 그런 이유리의 미숙함을 토크의 소재로 삼아 웃음을 합작했다. 첫 MC 데뷔인 육중완과 서장훈도 신동엽과 김구라 덕분에 어색함을 털어낼 수 있었다.

'친구찾기'라는 컨셉트에 걸맞는 게스트 섭외도 눈길을 끌었다. 이유리와 함께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 출연한 금보라, 안내상, 김지훈, 오창석이 출연했다. 그야말로 '맞춤형'게스트. 절친한 동료 선후배들이라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편안하게 꺼내어 소통할 수 있었다. 여기에 지상렬, 강남, 김태현, 나르샤가 탁월한 예능감으로 양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과거 '세바퀴'의 퀴즈 형식을 유지하면서 그 주제와 내용을 바꾸는 방식으로 짜여졌다. 탐색퀴즈를 통해 서장훈의 미국 유학 시절을 비롯해 게스트들의 과거 모습을 살펴보고, 사진을 보고 느낌을 공유하는 감성퀴즈를 풀어보며 서로 생각을 교환했다. 그밖에도 요뜨(요즘 뜨는)퀴즈, 음악퀴즈 등의 코너가 마련됐다. 그러나 그 퀴즈들은 '친구찾기'라는 컨셉트를 확실하게 보여주지는 못했다. 퀴즈가 토크의 주제를 던지는 발화점이 돼야 하는데, 퀴즈 자체가 '친구찾기'라는 주제와 동떨어진 내용이다 보니 토크가 응집력을 갖지 못했다. 네 단계의 퀴즈 코너로 단순화된 구성임에도 산만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또한 퀴즈의 답을 쉽게 맞출 수 있었다는 것도 시청자들을 맥 빠지게 했다.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6.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지난주 7.4%보다 0.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개편 첫 성적표는 다소 아쉽지만, 어쨌든 '세바퀴'가 달라졌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알린 시간이었다. 앞으로 '세바퀴'가 집단토크쇼의 원조라는 명성은 유지하면서 얼마나 젊어진 감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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