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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종사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 중 하나는 '결국엔 연애드라마로 끝난다'는 사실이다. 의학드라마는 의사들이 연애하고, 수사드라마는 경찰들이 연애하고, 법정드라마는 법조인이 연애하는 드라마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장르드라마 안에서 캐릭터의 직업적 특수성을 리얼리티에 기반해 충실하게 구현해낸 작품이 많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검사들의 이야기를 구상한 이유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기소독점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들이 최후의 보루가 되는 직업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하며 "검사가 열심히 살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거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지만 미시적인 것만 다루지도 않겠다"고 연출방향을 밝혔다.
최근 검찰에 대한 여론은 썩 좋지 않다. 여러 사건들에서 보여준 검찰의 권력 남용과 봐주기 수사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군대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MBC '진짜 사나이'가 폐지여론에 휩싸였듯, '오만과 편견'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이 외면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사법 정의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다뤄지게 된다. 김 PD는 '공소시효 3개월 전에 검사가 됐다'는 헤드카피를 소개하며 "이 말 안에 우리 드라마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검사들밖에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건들이 벌어지고 해결되고 있는지 쉽게 쓴 드라마"라며 "세상을 바꾸겠다는 욕심은 없다. 다만 비밀이 하나씩 열리면서 결국엔 사람의 이야기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만과 편견'의 첫 방송은 27일. 최진혁, 백진희, 최민수, 손창민, 최우식 등이 출연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 '무신' 등을 통해 탄탄한 연출력을 발휘했던 김진민 PD와 '학교 2013' 이현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