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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센터] '미생' 임시완, '연기돌' 꼬리표 뗐다! '딱풀이 뭐길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10-20 08:32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에게 더이상 '연기돌' 수식어는 필요없지 않을까.

tvN '미생'이 17일 베일을 벗었다. '미생'은 웹툰 '이끼' 작가 윤태호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은 프로 바둑기사를 꿈꾸던 장그래가 입단 좌절 후 회사에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리얼하게 그려 '사회 초년생들의 바이블'이라는 찬사를 얻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그래서 웹툰을 각색한 드라마 '미생'이 원작을 얼마나 제대로 담아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통상 인기 작품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조금만 기대치에 모자라도 뭇매를 맞기 때문에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 그러나 '미생'은 당당하게 합격점을 받아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임시완이 있다.


17일과 18일 방송된 '미생' 1,2화에서는 장그래(임시완)의 파란만장 입사기가 그려졌다. 장그래는 프로입단에 최종 실패한 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중 대기업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26년 간 바둑 외길을 걸어온 그가 각종 외국어, 업무 경험을 쌓아온 인턴 동기들과 비등한 성적을 내기란 불가능했다. 결국 스펙도 경력도 없고, 학력도 낮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

화룡정점은 이른바 '딱풀사건'. 딱풀을 빌려 쓰러 온 옆 팀 인턴이 장그래의 책상에 놓여있던 문서에 풀을 묻혀버렸다. 그 문서를 우연히 전무가 발견, "기밀 유지가 소홀했다"며 미운털이 박혔다. 평소에도 낙하산인 장그래를 못마땅해 하던 오상식(이상민) 과장은 "나가라!"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물론 오상식은 '딱풀사건'이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는 걸 깨닫고 옆팀 과장에게 "너희 애가 문서에 풀을 묻혀 흘리는 바람에 우리 애가 혼났잖아! 딱풀 말야. 얘가 실수한 거 아니다. 얘가 한 거 아니란 말야 임마. 오해받으면 안된단 말야!"라고 취중진담을 하긴 했다. 하지만, 한때 바둑 영재였던 장그래의 자존심은 이미 상처를 받은 후였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체면도 위신도 자존심도 무엇도 생각할 때가 아니다. 그런 건 닭에게나 던져주라지"라고 위로한다.

임시완은 이 별것 아닌 듯한 '딱풀사건'을 참으로 먹먹하게 그려냈다. 꿈도 소질도 접어두고 우선 취직에 목숨 걸고,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도 중상모략과 오해 속에 눈물 마를 새 없는 우리네 젊은이들의 현주소를 리얼하게 표현했다. 현실에 좌절하고 내 잘못이 아닌 일에도 머리 숙일 수 밖에 없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도 같이 울었다. 시청자들은 '나도 비슷한 경험이 떠올라 펑펑 울었다', '임시완 정말 소름끼치게 연기 잘하더라', '너무 리얼해서 오히려 더 슬펐다', '아이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연기력',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등 호평을 내렸다.


아이돌 그룹 멤버로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해본 적 없는 임시완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장그래에 녹아들 수 있었던 건 역시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나는 노력밖에 없다"던 극중 장그래의 대사처럼 임시완 역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장그래의 정서와 감정을 최대한 그대로 표현해야 되겠다고 각오했다. 선배님도 그렇고 '딱히 (장)그래는 회사 체험은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해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주셔서 따로 회사 생활 체험을 해보진 않았다. 직장 친구들에게 평상시 모습을 더 많이 물어보게 됐고 그 친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게 됐다. 최대한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연기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미생'은 1화 평균 시청률 1.7%, 최고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한 데 이어 2화 역시 평균 시청률 2.5%, 최고 시청률 3.1%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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