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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스캔들' 임성언,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풋풋하네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10-15 08:33


청순한 스무살 임성언의 앳된 얼굴은 그대로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보조개 역시 마찬가지다. '부탁해요 캡틴' 이후 2년 6개월만에 컴백한 '청담동 스캔들', 임성언은 이 드라마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는 공주에서 집안의 몰락으로 부자 시댁의 눈치를 봐야하는 둘째 며느리 재니 역을 맡았다.

"청담동 로열 패밀리에서 둘째 며느리다. 윗동서(최정윤)를 좀 괴롭히기도 하고, 고부간 갈등도 있는 캐릭터. 사실 우리 집안도 쟁쟁하다가 휘청거리니까, 좀 그것을 일으켜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야망도 있고, 딸로서 야심도 있고, 다양한 갈등이 모여 있는 캐릭터다." 갈등의 불씨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하지만, 임성언은 재니만의 깊은 고민과 한숨도 표현해내면서 안방극장의 지지도 받고 있다.

또 청담동 며느리 역을 해서 그럴까. 그의 패션이 아줌마 시청자들에게 인기다.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경쾌한 스타일은 방송이 끝나고, 몇몇 패션 블로그에 브랜드를 물어볼 정도다. "전형적인 고급스런 스타일을 추구한다. 과하지 않고, 자수 레이스같은 것을 활용해서 고급스러우면서도 여성미를 잃지 않은 우아한 느낌을 살린 분위기다. 하하. 쇼핑을 자극시킬 패션 콘텐츠를 더 많이 찾아야겠다."

10여년 전 임성언의 첫 인상은 털털한 여대생이었다. 2002년 12월 갓 스무살 나이로 연애버라이어티 '산장미팅'에 출연했을 때, 그는 화장기없는 청순한 외모로 등장했다. 당시만해도 투명 메이크업이 유행하지 않을 때라 모두들 진한 화장을 하고 브라운관에 섰을 때였다. 임성언의 민낯에 가까운 자연스런 외모와 솔직담백한 성격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물론 '산장미팅'에 출연했던 많은 남자 아이돌 스타들의 관심이 먼저였다. '산장미팅'은 남자 스타들과 일반인 여성들이 산장에서 짝짖기를 하는 연애 버라이어티다. 연애 버라어이티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짝을 이루지못하면 중도 탈락되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되는 잔인한 프로그램이었다. 임성언은 이 곳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출연자였다는 것만봐도 그녀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서바이벌 미팅에서 운이 진짜 좋았다. 시즌1의 2회차에 출연해서 마지막까지 3개월동안 출연했다. 어느날부터 길거리를 지나다녀도 '산장미팅'에 출연하는 여자라고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냥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사람들이 알아봐줘서 신기하더라." 그렇게 평범한 여대생은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다.

"잊은 수 없는 스무살의 기억을 남겨준 프로그램이다. 그때 이명한 PD, 이우정 작가, 나영석 PD와 함께 했는데, 그 분들은 정말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었다. 그때도 앞서가는 감각이나,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열정이 있는 분들 같더라. 리액션 한 컷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아준다는 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실제 연인으로 이어진 남자 스타가 있었을까. 십 수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실제로 사귀거나 대시한 분이 있을거라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긴 하다. 다른 출연자들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핸드폰도 없었고, 카메라 렌즈나 테이프를 바꾸거나, 쉬어가는 시간에도 남자와 여자 사이에 철통 보안이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돌 스타들도 많았고, 스캔들이 조심스러워서 그런지, 매니저들도 왔다갔다하고. 대기실도 남녀가 따로 썼었다.(웃음)" 그는 3개월동안 전화번호도 모른 채 헤어졌다고 털어놨다.

여튼 임성언은 '산장미팅'을 통해 진짜 사랑을 찾은 순 없었지만,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었고, 이는 기회로 이어졌다. 이후 공유, 이유리, 슈 등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던 SBS 청춘드라마 '스무살'에 출연하게 됐고, '때려', '인간시장' 등 줄줄이 캐스팅됐다. 그 과정에서 연기자로서 틈도 있었고, 방황도 있었던 것은 당연하지만, '하얀거탑'과 '연개소문'으로 연기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됐다. 당시 임성언은 '산장미팅'의 그녀라는 수식어를 지울 정도로 캐릭터에 동화된 연기력을 보여줬다. "''하얀거팁'에 출연했던 애가 너였어?'란 말을 듣고 정말 좋았었다. 내가 연기한 역할에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고, 연기가 이런 거구나.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래도 좋은 선배들과 스태프들과 함께 해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곤 "직장으로 치면 1년, 3년, 5년 차에 슬럼프 온다고 하지 않나. 그것을 배우 생활에 대입시켜보니까, 그게 날 좀 더 성숙하게 만든 것 같다. 작품이나 여러 일들이 뜻하지 않게 꼬이거나, 연기 활동의 기로에 서 본 적도 솔직히 있다. '또래 친구들은 결혼하고 안정을 잡는데 나는 너무 무모한 일에 계속 도전하는 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을 채찍질하고 회오리를 잠재웠던 것 같다."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참 현명한 여자였다. 임성언.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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